박근형(왼쪽)·김민석 PD
박근형(왼쪽)·김민석 PD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은 2018년 첫 방영 때 시청률이 2%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최고 시청률이 10%대로 치솟았다. 큰 인기에 힘입어 ‘국민 예능’으로 불릴 정도다. 직업과 인생관이 다양한 일반인부터 방탄소년단·조승우 등 평소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유명 스타까지 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 덕분이다. 유퀴즈의 김민석·박근형 PD를 온라인으로 만났다.

“유재석·조세호 MC와 PD들이 모두 지구력이 있어요. 요즘 콘텐츠는 첫 회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들 하지만 시청률 부진에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장거리 마라톤이라 생각하며 지구력으로 버텨왔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있는 것 같아요.”(김 PD)

김민석·박근형 PD "인생 여행 떠나는 기분 담으려고 생생함 살렸죠"
유퀴즈는 세 번째 시즌을 방영 중이다. 처음엔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게스트를 실내로 초대하고 있다. 우연히 이야기를 ‘발견’하는 방식에서 적극적인 ‘발굴’로 바뀐 것. 그러면서도 유퀴즈는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것처럼 생생함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PD는 “거리에서 처음 만난 분의 인생을 여행하는 기분을 실내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MC들은 촬영 당일 처음 큐카드를 받아요. 제작진의 사전 인터뷰를 바탕으로 질문의 가이드라인만 제시해요. 편집 방식에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어요. 이전엔 야외 현장 중심 편집이었는데 이젠 출연자의 직장 모습, 심층 다큐 인터뷰와 여러 사진·영상 자료를 활용해 입체적으로 그려내려고 합니다.”

뛰어난 섭외력의 비결은 뭘까. 박 PD는 “포맷상으로 부담되지 않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녹화시간이 1시간30분 정도여서 다른 프로그램보다 간략하게 끝나요. 그러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죠. 그게 누적되다 보니 섭외가 잘 이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출연자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MC의 역할도 강조했다. “유재석 씨는 국민 MC라 출연자들이 편하게 생각하고 속내를 더 빨리 드러내요. 출연자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뛰어나죠. 조세호 씨는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을 콕 집어서 질문하는데, 그게 또 하나의 재미를 줍니다.”

유퀴즈에는 다른 예능엔 없는 다큐 팀도 있다. 다큐 PD들이 직접 심층 인터뷰해 더욱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일러스트도 따로 있다. 출연자마다 마지막 신을 따뜻한 느낌의 일러스트로 마무리한다. 김 PD와 박 PD는 “매주 방영되지만 기다려지는, 습관처럼 켜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되는 방송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