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TSMC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25일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타계 1주기를 앞둔 가운데 이 부회장의 빠른 경영 복귀와 글로벌 경영인으로서 위상 강화를 주문한 게 포인트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7일(현지시간) '삼성, 최첨단 반도체 패권을 노린다(Samsung Electronics wants to dominate cutting-edge chipmaking)' 기사에서 "삼성전자가 TSMC에 대적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 대표 기업이 되려면, 이 부회장이 이른 시일 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최근 삼성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등에 의미를 부여한 후 "삼성은 이제 회사 역사에 있어 중요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8월 총수 일가의 후계자인 이 부회장이 가석방돼 지난해 별세한 부친의 뒤를 이어 마침내 경영을 완전히 승계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이를 계기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메모리나 스마트폰과 같은 수준으로 글로벌 위상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나서지 않고 품위가 있으며 통찰력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으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거침없는 면모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2021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통해 내년 상반기 3나노 칩 대량생산을 공식화한 바 있다. 아울러 2025년 2나노 기반 양산 계획도 발표하며 막대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이 부회장 주도로 '2030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밝히고 2030년까지 비메모리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메모리 사업처럼 약 4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려면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봤다.

이 매체는 또한 이 부회장이 미국 텍사스에 약 20조원(170억달러) 규모의 새 파운드리 공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전장 부품에 특화된 네덜란드 기업인 NXP 인수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