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생활 10년 원동력은 가족…오일남처럼 오래 연기하고 싶어"
'오징어 게임' 허성태 "내게 다신 오지 않을 인생작"
"'오징어 게임'은 제 인생에 다신 오지 않을 '인생작'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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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열풍을 이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그중 최고의 악역을 꼽는다면 얼굴까지 올라온 뱀 문신과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장덕수를 빼놓을 수 없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폭 덕수를 연기한 배우 허성태(44)는 6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최근 쏟아지는 관심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급증하는 걸 보면서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쑥스럽다는 듯 웃어 보였다.

실제로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작품 공개 후 약 2주 반 만에 1만 명대에서 131만 명대까지 뛰어올랐다.

"전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왜 이렇게 저한테 귀엽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특히 외국 분들은 저한테 '아빠'(daddy)라고 부르면서 귀엽다, 결혼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웃음)"
그는 자신이 연기한 장덕수에 대해 "극악무도하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는 비겁하게 돌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한없이 강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고, 덕수가 가진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과 다양한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덕수는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악역이었어요.

'글로벌 빌런'을 연기할 기회가 언제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캐릭터입니다.

(웃음)"
또 "황동혁 감독님께서 호흡을 하나하나 다 잡아주셔서 배우로서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영화 '남한산성'에 이어 작업을 함께한 황 감독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허성태 "내게 다신 오지 않을 인생작"
장기 밀매업자부터 형사, 조폭, 브로커 등 유독 센 이미지를 가진 역할을 많이 소화해 온 그는 "실제라면 목숨을 내놓고 게임에 참가하기보단 평생 빚을 갚으면서 살 것"이라면서도 "만약 참가한다면 알리(아누팜 트리파티 분)와 가장 비슷한 모습일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을 생각하는 알리의 마음에 제일 공감이 갔어요.

저도 가족을 위해서라면 그런 용기를 내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근데 게임에 참가하더라도 아마 구슬치기에서 떨어졌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구슬치기를 진짜 못했거든요.

(웃음)"
30대 중반, 대기업에서 과장 진급을 앞둔 시점에 SBS TV 배우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에 출연하며 배우로 직업을 전향한 허성태는 마냥 순탄치만은 않은 길을 걸어왔다.

"받아오던 월급이 한순간에 없어졌을 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예요.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족이었어요.

특히 저희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더 다양한 연기를 빨리, 또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워낙 커서 멈추지 않고 일할 수 있었죠. 지금 어머니는 주위 분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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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허성태 "내게 다신 오지 않을 인생작"
어느새 데뷔 10년 차 배우가 된 그는 "'오징어 게임' 속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의 오영수 배우처럼 오랫동안 멋지게 연기하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10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제가 배우라는 걸 체감한 순간은 '배우가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였어요.

눈물이 날 정도로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배우로서 정말 잘해야겠다.

절대로 초심을 잃지 않고 한 순간, 한 장면 모두 진심으로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한 가지 목표가 있다면 항상 사람 냄새가 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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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와 영화 '소년들'을 통해 '오징어 게임'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인 허성태는 시즌 2 출연이 요원해진 데 대해서는 "전혀 아쉽지 않다.

이렇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작품에서 함께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밝혔다.

"지금 참여 중인 작품이나 내년에 할 작품에서는 '오징어 게임' 속 덕수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그 작품들에서 어떻게 연기할 것인지만 생각하며 감사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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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