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바닥에 '임금 왕'(王) 자를 그린 채 방송토론회에 나와 빚어진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친문' 인사로 꼽히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논란이 본격화된 시점부터 나흘이 지난 오늘(5일)까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9건에 달하는 '윤석열 저격글'을 쏟아냈다.

이날 황 씨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 풍자 만평을 공유하면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언급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에서는 자신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몰랐으나 뽑기의 문양은 복불복이었다"며 "실제로 뽑기를 할 때는 문양을 자신이 선택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은 '王' 자 문양을 선택했다. 이를 제대로 뽑아내지 못하면 몰락이 기다리고 있음을 그는 잘 알 것"이라며 "어쩌다 王 자를 제대로 뽑아도 그가 가져갈 상품은 없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MBN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MBN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황 씨는 전날에도 윤 전 총장 측이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네 할머니들이 적어준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윤 전 총장이 실제로 거주하는 아파트 사진을 올리며 의구심을 표했다.

황 씨는 "윤석열의 아파트는 서초에 위치한 고가의 고급 아파트다. 법조인과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로 산다"며 "이런 아파트는 원래 조용하다. 이웃의 출입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알지 못한다. 프라이버시를 서로 잘 지켜줘 이웃의 정이 아예 없는 듯이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아파트에 윤석열이 출타하는 것을 세 차례나 알아차리고 찾아가서 손바닥에 王 자를 써주는 할머니들이 사신다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손바닥에 王자를 쓰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정치적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었다"며 "윤석열이 일을 키웠다. 너무 뻔한 거짓말을 국민 앞에서 하고 있다면 큰 문제"라고도 일갈했다.
사진=황교익 씨 페이스북 캡처
사진=황교익 씨 페이스북 캡처
이 밖에도 그는 "다음 중 어느 사건이 국민의 삶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될지 판단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시오"라는 글과 함께 '1. 동양대학 총장 표창장 직인은 누가 찍었나', '2. 유력 대통령 후보 손바닥의 王자는 누가 썼나'라는 문제도 냈다. 윤 전 총장 측의 '손을 닦을 때 손가락을 위주로 닦는다'는 취지의 해명과 관련해선 손을 깨끗하게 씻는 방법까지 공유하기도 했다.

황 씨가 이토록 '진심'을 보인 이번 논란은 윤 전 총장이 최근 진행된 경선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세 차례나 왼쪽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린 채 참석하면서 빚어졌다. 다른 후보자들과 토론을 펼치던 중 손바닥을 들어 보이다가 선명한 왕 자가 포착된 것이다.

여당에서는 '최순실'까지 거론하면서 날을 세웠고, 당내 경쟁 후보들 사이에서도 '대선을 주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윤 전 총장 측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손바닥에 적힌 글자는 열성 지지자들이 적어준 것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 열성 지지자들이 (윤 후보의 자택) 1층에 주차돼 있는 차에 와서 항상 응원을 한다"며 "3·4·5차 토론회 때도 와서 '꼭 정권 교체하라'면서 손바닥에 글자를 써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 때 손 세정제로 계속 지우려고 했는데 잘 안 지워졌다. 이게 지지자들의 마음이고, 이를 왜 문제 삼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토론회가 한 차례 더 남았는데 그때도 지지자들이 써주면 똑같이 나갈 것 같다"며 "캠프에서도 이를 제지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