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현주 어반베이스 마케팅팀장 / 사진=어반베이스
공현주 어반베이스 마케팅팀장 / 사진=어반베이스
“머지않아 3D가 마케팅 콘텐츠의 기본이 될 것입니다”

공현주 어반베이스 마케팅팀장은 “메타버스 시대에 맞는 콘텐츠 포맷이 3D”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공 팀장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로블록스나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광고판으로 활용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영상 콘텐츠가 너무 당연시된 것처럼 3D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반베이스는 VR, AR 등 메타버스 기술로 공간 경험(SX)을 혁신하는 프롭테크 기업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집을 꾸미는 ‘3D 인테리어’가 대표 서비스다.

공 팀장은 PR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2018년 어반베이스에 합류했다.

Q: 3D 인테리어를 소개하면

A: 실제로 인테리어를 하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3D 인테리어는 집을 꾸미려는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다. 지난해 3D 인테리어 서비스의 회원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5배 정도 급증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인테리어를 할 때 3D라는 편리한 도구를 쉽게 떠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무지의 영역’에 있는 3D 인테리어를 ‘사실의 영역’으로 옮기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Q: 인테리어 시장은

A: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연평균 15%씩 성장하고 있다. 2023년엔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일반인이지만 엄청난 인테리어 실력을 보여주는 ‘프로아마추어’가 늘고 있다. 예전에는 북유럽 또는 블랙앤화이트 같은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트렌디한 인테리어 스타일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점점 취향이 성숙해지고 세분화되면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특화된 공간을 꾸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강화되면 인테리어 시장에도 ‘맞춤’이라는 키워드가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3D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Q: 초기 마케팅은

A: 처음엔 마케팅 인원이 총 2명이었다. 광고비도 거의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적은 인원에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콘텐츠’를 선택했다. 우리가 만드는 ‘온드 콘텐츠’와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한 유저들이 만드는 ‘언드 콘텐츠’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했다.

2명이 처리할 수 있는 콘텐츠의 수가 제한적이라서 하나의 콘텐츠로 채널별 문법에 맞는 멀티유즈를 통해 최대한 다양한 미디어 접점에서 소비자들과 만나려고 했다.

Q: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A: ‘도.시.인’ 프로젝트다. ‘도면으로 시작하는 인테리어’라는 콘셉트로 유튜브 채널의 아이덴터티를 재정비했다.

‘쇼룸’이 아닌 ‘피팅룸’같은 인테리어 채널이 되자는 목표로, 단순히 예쁜 집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 컨설팅 콘텐츠에 집중했다.

그런 전략이 효과를 발휘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유튜브 조회수가 전년 대비 500% 증가했다. 광고 없이 정말 콘텐츠로만 오가닉으로 유입된 성과라서 더 의미가 컸다.

메타버스 시대의 마케팅 콘텐츠 포맷은


Q: 고객 데이터 활용 사례는

A: 유저들의 유입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입주카페 후기를 보고 서비스를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입주카페에 일반 기업이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우회적인 방법을 찾았다.

전국 공인중개사들 대상으로 뉴스레터를 발송했다. ‘코로나 시대의 부동산 매물 홍보법’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집꾸미기 콘테스트 ‘미.인.콘(미래의집 인테리어 콘테스트)’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런 시도들이 쌓여 언젠가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어낼 것으로 생각한다.

Q: 브랜드 행사는

A: 2018년 PR 책임자로서 자체 브랜드 행사 ‘어반 스니커즈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건축과 IT의 만남’이란 콘셉트로 ‘미래 건축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는 젊은 건축가들의 페스티벌’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작은 스타트업의 행사에 40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관련 기사도 수십 건이 나왔다. 비용 대비 큰 효과였다.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결국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콘셉트’와 타깃들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라는 교훈을 얻었다.

Q: 마케터로서 본인의 강점은

A: 예전에 야마구치 슈X최인아 대표의 ‘일을 잘한다는 것’이란 대담을 인상깊게 읽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일이란 대부분 세 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인풋, 정보를 처리하는 프로세싱, 그리고 정보를 전달하는 아웃풋. 감각이 좋은 사람은 세 가지 과정을 모두 탁월하게 수행한다. 흡수하는 정보의 양과 질이 다르고, 이를 독창적으로 해석하며, 그 결과를 다른 사람의 마음에 꽂히게 표현한다.”

인풋은 의지와 열정에 비례해서 결정되는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많이, 꾸준히 본다. 글부터 영상, 팟캐스트까지 콘텐츠 포맷을 가리지 않고 본다.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루틴을 만들었다. 아침에 화장할 때는 팟캐스트, 출근 지하철 안에서는 뉴스, 퇴근 지하철 안에서는 뉴스레터, 화장실 갈 때는 팔로우하는 인스타피드, 런닝머신 위에서는 유튜브를 본다.

수많은 인풋을 통해서 지금 시장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흐름’을 읽었다면, 그 다음에는 그 흐름에 대한 저만의 고유한 관점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같은 것을 봐도 다른 메시지가 나올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해석의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역량을 기르기 위해 제가 오랫동안 해왔고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 믿고 있는 두 가지는 ‘책’과 ‘기록’이다.

실무책을 넘어서 인문학, 철학, 심리학 등 인간의 본질에 대해 알고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다. 인풋(들어온 지식/정보/경험)에 대한 제 생각을 계속해서 정리하고 써내려간다.

■ Interviewer 한 마디

공현주 팀장은 새로운 팀원이 들어오면 ‘마케팅팀이 일하는 법’을 설명한다.

‘너무 쉽다면 의심하자’, ‘건강하게 솔직하자’, ‘남의 문제란 없다’, ‘회사가 아닌 나를 위해 일하자’ 등 네 가지다.

첫 번째는, 콘텐츠나 이벤트 등 마케팅 액션을 기획할 때 너무 쉽게 기획이 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획이고, 곧 재미가 없는 기획이라 생각한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저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일하자는 의미다.

두 번째는 마케팅 팀원끼리는 껄끄러운 피드백도 피하지 말자는 것이고, 세 번째는 자기 일에만 매달리지 말자는 것이며, 네 번째는 자신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일하는 프로가 되자는 뜻이다.

자기 일에 자부심과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일하는 법’을 정리해보면 좋겠다.

장경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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