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기' 김유정 /사진=SBS
'홍천기' 김유정 /사진=SBS
올바른 한국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중국 네티즌들이 SBS 드라마 '홍천기' 속 의상이 중국 문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에 "억지"라며 일침을 가했다.

서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 네티즌들이 SBS 사극 드라마 '홍천기' 속 의상과 소품 등이 중국 문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참 한심하다"고 적었다.

이어 "드라마 주인공인 배우 김유정이 입은 한복이 명나라 한복을 표절했고, 또한 의상과 소품 모두 중국 드라마 '유리미인살'을 그대로 베꼈다고도 한다. 특히 현지 일부 온라인 매체까지 이 같은 주장을 이어가고 있어 그야말로 어이없는 상황"이라며 "또 억지 주장으로 선을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이러한 주장이 나오는 것을 두고 '한류를 견제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서 교수는 "현재 한국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가 전 세계인들에게 주목받으면서 중국은 위기감을 느끼고, 여기서 드러나는 잘못된 애국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OTT 서비스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와 영화를 보게 되면서 예전에는 서양 사람들이 아시아 문화의 중심지를 중국으로 인식했다면 이제는 한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한류가 정말로 두려운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 드라마에서 종종 우리의 한복을 시녀에 입히는 등 어떻게든 낮추고 깎아내리려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이럴수록 우리는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중국의 동북공정을 역이용해야 한다. 전 세계에 중국의 역사 및 문화 왜곡을 제대로 알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오히려 한복을 전 세계에 당당히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반드시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네티즌들은 지난달 말 방송을 시작한 SBS '홍천기' 속 의상이 중국 문화를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정이 입은 한복을 비롯해 출연자들이 입은 의상이 명나라 옷을 표절했으며, 등장하는 소품도 중국 드라마 '유리미인살'을 베꼈다는 주장이었다. 이 밖에도 드라마의 배경이나 CG를 비롯해 예고편에 등장했던 수묵화까지 중국 그림을 표절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홍천기'는 '해를 품은 달',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자인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속 배경은 중국도, 실존하는 국가도 아닌 가상의 국가로 완전한 판타지물을 표방한다. 그럼에도 중국은 자국의 문화를 표절한 것이라 우기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두고 억지 주장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에 등장한 조선시대 갓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자 중국 네티즌들은 갓도 자신들의 것이라 우겼다.

또 올해 초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에 출연 중이던 배우 김소현이 SNS에 한복을 입고 사진을 올리자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전통문화를 홍보해 줘서 감사하다", "한푸는 아름답다" 등의 조롱성 댓글을 남겼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