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억대 판매'를 예고한 아이폰13은 이번에도 흥행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이폰 시리즈는 매번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지만 막상 역대급 실적을 거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장 전작 아이폰12도 별다른 혁신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출시 6개월 만에 전세계에서 1억대 팔리는 히트를 쳤다.

올해 발표된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3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아이폰13은 매력적이라는 호평도 나왔다. '혁신 부재 비판'에도 아이폰이 흥행하는 이유는 뭘까.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꽉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57%를 차지,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48%)보다 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올해 17%의 점유율을 기록, 전년보다 5%포인트 빠졌다. 애플의 아이폰이 신제품마다 혁신 부재라는 혹평에 맞닥뜨리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는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아이폰13도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아이폰13의 사전예약이 시작된 13일 하루 동안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장둥닷컴의 애플 공식스토어를 통해 전작 아이폰12보다 높은 200만대가 주문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아이폰은 아이폰이다

세간의 혹평에도 아이폰의 인기가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는 견고한 애플만의 생태계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생태계란 애플 기기간 연동성을 뜻한다.

예를 들어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이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맥북, 아이패드로 전송되고 아이메시지를 통해 문자가 오면 애플워치, 아이패드, 아이폰, 맥북으로 실시간 전달되는 식이다. 이같은 연동성을 한번 경험하면 아이폰 유저들이 다른 기기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는 평이다.

아이폰13의 스펙도 매력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애플이 자체 설계한 최신 칩 A15바이오닉이 탑재됐는데 이 칩의 성능은 아이폰 유저들 사이에서 반응이 뜨겁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13에 탑재한 A15바이오닉 칩에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돼 경쟁 제품에 비해 50%나 빠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수명 또한 전작보다 기종별로 1시간 30분에서 최대 2시간30분 길어졌다.
아이폰13 프로 홍보 영상.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아이폰13 프로 홍보 영상.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영화 제작 등에 쓸 수 있을 정도로 고성능을 자랑하는 카메라 기능 또한 아이폰13의 장점이다. 전문적 동영상 촬영을 위한 '시네마틱 모드'나 밤에도 잘 찍히는 야간모드 등 카메라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도 아이폰 유저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이같은 스펙 향상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전작 아이폰12와 같다. 매번 신제품마다 가격을 인상했던 애플이지만 이번 아이폰13의 가격은 전작과 똑같이 책정했다. 아이폰13, 아이폰13 미니의 가격은 각각 799달러, 699달러다.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맥스는 각각 999달러, 1099달러로 책정됐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3의 올해 출하량은 7500만대로 출시 지연 영향을 조정한 아이폰12 시리즈와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전작 아이폰12의 높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미국 통신사의 강력한 프로모션 예고와 중국 내 화웨이 잔여 물량 흡수 가능성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