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 거장 8인의 드로잉·판화…청작화랑 기획전
이우환(85)과 박서보(90) 등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판화와 드로잉 작품을 모은 전시가 열린다.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10일 개막한 '원로작가 드로잉&판화전'은 각 장르에서 한국 미술을 빛낸 거장 8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흥수(1919~2014)·박래현(1920-1976)·서세옥(1929~2020) 등 세상을 떠난 거장들을 비롯해 서양화가 박서보·이우환, 조각가 전뢰진(92)·김영원(74), 한국화가 이숙자(79) 등 원로들의 판화와 드로잉 작품을 소개한다.

박서보, 이우환, 서세옥의 판화는 지난 2002년 한국판화미술진흥회가 주최한 '한국 현대미술판화 특집전'에 나왔던 작품이다.

당시 진흥회는 이들과 김창열 등 4명의 그림을 미국 렘바갤러리에 의뢰해 판화로 제작해 출품했다.

렘바갤러리의 독창적인 믹소그라피아기법으로 제작돼 입체감이 느껴진다.

조각 거장들의 흔치 않은 드로잉 작품도 눈길을 끈다.

조각 작품 구상을 위해 그린 듯한 전뢰진의 드로잉은 간결한 선으로 구성됐다.

반면에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제작자로 유명한 김영원의 드로잉은 회화처럼 색감이 뚜렷하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영원은 "1994년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부터 조각 기둥에 내 몸의 기를 감지해 색을 칠하는 퍼포먼스를 시작했다"라며 "이후 지난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평면에 드로잉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신체와 정신 수양을 위해 기 수련을 해왔다는 작가는 '코스믹 포스(Cosmic Force)'라는 제목의 드로잉 연작을 '명상 드로잉'이라고 불렀다.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바르고 그 위에 다른 색으로 덮은 뒤 기공을 하면서 손으로 화면을 휘저으면 아래쪽 물감이 드러난다.

작가는 "기공을 하면서 춤을 한판 추듯 일필휘지로 그려 지난 3년간 500~600점 정도 제작했다"라며 "하나의 수련이면서 예술과 일체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5일까지.
한국미술 거장 8인의 드로잉·판화…청작화랑 기획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