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택배대란' 오나…노조-대리점 곳곳 충돌
택배대리점과 택배노조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택배대리점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택배대리점 측이 노조의 횡포를 잇따라 폭로하고, 수세에 몰린 노조는 대리점이 ‘갑질’을 한다며 반격하고 나섰다. 양측 갈등으로 택배 물량이 집중되는 추석을 앞두고 ‘택배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는 10일 서울 용산구 로젠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로젠 부산 사하지점이 분류인력 투입 요구에 직장을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리점은 지난 7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곳의 택배기사 25명 중 22명이 택배노조 조합원이다.

노조에 따르면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기구 2차 합의문에 따라 로젠택배는 지난 1일부터 분류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하지점에 분류인력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아 이날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노조는 본사와 교섭을 통해 8일까지 사하지점에 분류인력 5명을 투입하고 15일까지 5명을 추가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2일부터 정상 출근해 배송을 시작했지만 물량이 밀려 4일에 배송이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대리점 측은 이 과정에서 “노조가 의도적으로 배송을 하지 않아 식품이 상하고 썩어갔다”고 주장했다. 대리점주는 당일배송을 하지 못해 폐기한 음식, 신선식품류에 대한 변상 부담에 직장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노조는 “식품 배송 거부를 하지 않았고 배송을 막은 적도 없다”고 맞섰다. 이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사하지점이 직장폐쇄를 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며 “분류작업 인원 투입에 적극적 대책을 세우지 못한 로젠택배 본사가 문제를 직접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CJ대한통운 김포장기대리점장 이모씨가 택배노조원들의 괴롭힘을 토로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뒤로 택배대리점을 중심으로 택배노조에 대한 불만이 거세게 터져 나오는 모습이다. 택배노조 역시 9일 CJ대한통운 강남논현대리점장이 강남구청에서 지급된 노인 대상 무상 마스크를 빼돌리고, 문제를 제기한 노조원을 해고하려 하는 등 보복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북 익산에선 지난달 19일부터 택배노조 소속 택배기사들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고 택배노조 부산지부 역시 수수료 인상 등을 이유로 7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