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사업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전북작가회의 "신석정 고택 '비사벌초사' 보존하라"
재개발 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신석정(1907∼1974) 시인의 고택을 보존해야 한다는 문인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북작가협회는 7일 자료를 통해 "재개발 추진위원회는 신석정 시인의 얼이 깃든 비사벌초사를 보존하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협회는 "신석정 시인은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일제의 원고청탁을 거절한 지조의 시인"이라며 "군부의 탄압에 고초를 겪으며 새벽과 봄날을 치열하게 기다렸던 시인의 보금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한탄했다.

이어 "비사벌초사는 이병기, 박목월, 박두진 시인이 교류한 한국 문단의 박물관이자, 창작의 산실"이라며 "작품집에 수록된 소재들이 이곳에 남아있음에도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없다'는 빈약한 인식으로 인한 천박한 개발 논리는 문인들의 가슴을 서글프게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신석정 시인의 자양분을 받고 자란 우리 회원들은 시인의 정신이 깃든 비사벌초사가 개발업자 손에 파괴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일제 탄압에도 굽히지 않고 독재의 캄캄한 어둠을 견뎌야 새벽이 온다는 시인의 가르침에 모욕을 주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전주시 미래유산 14호로 지정된 비사벌초사는 남노송동 재개발 사업 부지에 속해 존폐 갈림길에 서 있다.

지역 문인과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통해 시인의 고택을 보존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