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펠카는 "갈아입는 시간 5분 이상 걸린다"며 치치파스 편들어
츠베레프도 치치파스 비판 대열 가세…"매번 비정상적이다"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3위·그리스)의 긴 타임아웃에 비판적 의견을 내놨다.

츠베레프는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샘 퀘리(78위·미국)를 3-0(6-4 7-5 6-2)으로 물리친 뒤 기자회견에서 치치파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치치파스의 배스룸 브레이크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다"며 "그런데 매번 그렇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츠베레프는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나와 경기할 때도 그랬고, 그 대회 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도 또 그랬다"고 주장했다.

치치파스는 전날 앤디 머리(112위·영국)와 1회전에서 3-2(2-6 7-6<9-7> 3-6 6-3 6-4)로 이겼는데 이 경기 3세트 종료 후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지나치게 시간을 오래 끌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대 선수 머리도 이 부분을 지적하며 "치치파스는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그에 대한 존경심은 잃었다"고 실망스러워했다.

츠베레프도 치치파스 비판 대열 가세…"매번 비정상적이다"
반면 치치파스는 "내가 규정을 어긴 것이 없다"며 억울해했다.

츠베레프는 8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웨스턴 앤드 서던오픈 4강에서 치치파스를 만났을 때도 1세트를 패한 그가 화장실에 지나치게 오래 다녀왔다며 '부정행위'를 의심하기도 했다.

당시 치치파스가 가방을 가지고 나갔는데 그 안에 휴대 전화가 있었다며 그의 아버지로부터 경기에 관한 지시를 몰래 받았다는 것이다.

츠베레프는 "그가 10분 이상 화장실을 다녀오면 그의 경기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며 "이것은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선수가 공감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치치파스가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존경심을 잃고 싶지 않다"며 "그가 화장실에서 몰래 (코치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가 다녀오는 곳은 마법의 장소라도 되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1회전에서 치치파스와 4시간 48분 대접전 끝에 패한 머리는 경기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치치파스가 화장실에 다녀오는 데 걸린 시간은 제프 베이조스가 우주여행을 한 시간의 두 배"라고 비꼬았다.

아마존 창업자인 베이조스가 올해 7월 고도 106㎞까지 올라가 최대 4분간 무중력에 가까운 극미중력(microgravity)을 체험했는데 치치파스가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8분 이상 걸렸다는 의미다.

츠베레프는 "치치파스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선수들끼리 지켜야 할 관례가 있다"며 "이런 일은 주니어 대회에서는 있을 수 있지만 세계 랭킹 3위 선수가 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반면 이날 권순우(76위·당진시청)를 3-0으로 꺾은 라일리 오펠카(24위·미국)는 치치파스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펠카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양말, 신발, 셔츠 등을 갈아입는데 5, 6분이 걸리고 이동에도 시간이 추가된다"며 "가방을 가져가는 것은 갈아입을 옷을 챙겨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