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개봉 '남색대문'·한국영화 리메이크 '여름날 우리'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2000년대 대만 청춘스타 구이룬메이(계륜미)와 넷플릭스 드라마 '상견니'로 아시아 스타로 부상한 대만 배우 쉬광한(허광한)이 각각 출연한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청춘들의 풋풋한 감성을 담은 작품들이다.

세월 잇는 대만 청춘스타 계륜미·허광한 출연작 두 편
대만에서 2002년 상영된 지 19년 만에 한국 관객들을 찾는 '남색대문'은 원조 아시아 청춘스타 계륜미와 천보린(진백림)의 데뷔작이다.

대만 청춘 영화의 클래식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국내 정식 개봉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주연 배우의 앳된 모습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기회다.

동성 단짝 친구에게 사랑을 느끼는 멍커로우(계륜미)와 그런 비밀을 알지만, 멍커로우에게 향하는 마음을 멈출 수 없는 소년 장시하오(진백림). 그리고 장시하오를 짝사랑하는 멍커로우의 단짝 친구 리위에전(양우림). 세 청춘은 엇갈린 관계 속에서 설레며 아파하고, 상처받으면서 성장한다.

영화에는 첫사랑의 설렘과 짝사랑의 아릿함이 뒤섞여 있다.

펜이 닳을 때까지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쓰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소녀와 관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줄 몰라 주변을 빙빙 도는 소년의 뭉글뭉글한 마음이 때로는 안쓰럽고, 때로는 미소 짓게 만든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 '나의 소녀시대'(2015) 등 말랑말랑한 감성의 대만 청춘 영화는 이제는 하나의 장르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런 가운데 정체성을 고민하는 여고생의 혼란과 용기도 깊이 있게 바라본다.

멍커로우는 여자를 좋아하는 마음을 부정하고자 장시하오와 입맞춤을 시도하지만, 이내 자신을 받아들인다.

눈을 감아도 미래의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멍커로우와 짝사랑의 아픔을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장시하오와 리위에전. 이들은 그 시절 예민했던 감수성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오는 18일 개봉.
'남색대문'이 한여름의 열기를 차분하게 식히며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라면, '여름날 우리'는 다시 오지 않을 만큼 뜨거웠던 청춘을 추억하는 영화다.

세월 잇는 대만 청춘스타 계륜미·허광한 출연작 두 편
김영광·박보영 주연의 한국 영화 '너의 결혼식'(2018)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허광한이 고등학생 때의 첫사랑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남자 주인공을 연기한다.

상대 역은 상큼한 매력의 신인 배우 장뤄난(장약남)이다.

'첫사랑 기억 조작남'으로 불리는 허광한의 캐스팅만으로도 화제가 된 영화는 벌써 예고편 조회 수가 100만을 넘었다.

이야기는 원작과 거의 비슷하다.

첫눈에 반한 요우용츠(장약남)를 졸졸 따라다니던 저우샤오치(허광한)는 마침내 공식 커플로 거듭나지만, 예상치 못한 헤어짐을 맞이한다.

요우용츠의 흔적을 쫓아 어렵게 들어간 대학에서 다시 한번 첫사랑의 연대기를 이어가지만, 시간이 흐르며 겪는 풍파 속에서 다시 한번 이별의 위기에 처한다.

바보 같아 보일 만큼 요우용츠에게 푹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저우샤오치를 보고 있으면 그 순수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다고 요우용츠가 사랑을 받기만 하는 캐릭터는 아니다.

씩씩하고 야무진 요우용츠는 철없는 저우샤오치를 성장하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이다.

서로를 만나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의 사랑 이야기는 유치하지만 그만큼 아름답다.

영화는 지난 4월 30일 중국에서 먼저 개봉했는데 누적 수익 약 7억8천900만 위안(한화 약 1천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을 리메이크해 3억8천만 위안의 수익을 올린 '대인물'의 기록을 훌쩍 넘는 것으로 한국 영화 리메이크작 역대 최고의 흥행 수입이다.

국내 개봉은 오는 28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