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도 사로잡았다…오은영 상담비 논란 잠재운 '금쪽처방' [연계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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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공감 받지 못한 오은영 '고액 상담비' 논란
'금쪽같은 내 새끼'로 진정성 있는 모습 보여
육아 중인 부모는 물론 젊은층까지 사로잡아
'육아 바이블' 넘어 위로받는 시청자들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공감 받지 못한 오은영 '고액 상담비' 논란
'금쪽같은 내 새끼'로 진정성 있는 모습 보여
육아 중인 부모는 물론 젊은층까지 사로잡아
'육아 바이블' 넘어 위로받는 시청자들
몇 달 전 미혼의 30대 지인이 요즘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했다. 뭐냐고 물으니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이 돌아왔다. "'금쪽같은 내 새끼'라고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와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거야."
그건 육아 프로그램이지 않느냐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니 "나도 처음에는 그랬는데 일단 한 번 보라"고 했다. 그렇게 처음 접한 '금쪽같은 내 새끼'는 어느덧 '최애' 프로그램이 됐다.
부모와 자식 간의 상처, 아픔, 공감, 위로의 과정을 보고 있으면 울다 웃다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자녀가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활약하고 있는 '육아 멘토' 1인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둘러싸고 고액 상담비 논란이 불거졌다. 10분에 9만 원, 한 시간에 약 50~60만 원 정도 나오는 상담비가 과도하게 비싸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
방송 출연으로 바쁜 오은영 박사의 진료를 예약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이고, 예약을 잡았다 하더라도 금액이 너무 비싸 부담스럽다는 게 논란의 요지다.
하지만 논란은 한 네티즌의 상담 후기로 삽시간에 진화됐다. "90분에 81만 원을 지불했다"는 이 네티즌은 "인생에서 가장 값진 81만 원"이라고 했다. 1년 동안 아이의 차도를 바라며 타 기관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그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일하다가도 어린이집의 전화를 받아 눈물을 쏟기 일쑤였다고.
오은영 박사를 만난 후 완치 수준으로 호전된 아이의 상태를 보며 해당 네티즌은 "생업을 포기할뻔했던 기회비용, 무엇보다도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 속에서 살 수 있게 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그날의 81만 원은 여전히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지게 쓴 돈"이라며 감사해했다.
사실 상담비가 비싸다는 것은 논란으로 받아들이기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오은영 박사 만나려면 6개월을 대기해야 한다더라", "전화를 600통 해도 연결이 안 되더라", "상담을 기다리는데 센터 전화가 1초마다 울리더라" 등의 후기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오은영 박사는 업계 1위로 손꼽히며 육아 중인 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만큼 수요는 많지만, 전문가 인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담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은영 박사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소리다. 고액 상담비로 에르메스를 즐겨 입는다는 것은 더 옳다 그르다 논할 가치가 없다.
오은영 박사가 그간 방송을 통해 보여온 모습 덕분일까. 대중들 또한 논란으로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했다. '금쪽같은 내새끼'는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들 외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대를 전전하던 시청률은 어느덧 3.4%까지 껑충 뛰었다. 여러 유형의 가정 내 갈등 상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특성상 이를 봉합하는 오은영 박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부 시청자들에게 물으니 역시나 프로그램의 서사를 완성시켜주는 오은영 박사의 영향을 많이 언급했다.
아동학을 전공한 30대 정모씨는 "아이들의 심리·정서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은데 문제점들이 개선되는 과정을 보는 게 흥미롭더라"면서 "아직 미혼이긴 하지만 추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겼을 때 비슷한 문제점이 생기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교육적인 느낌으로 시청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30대 김모씨 역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나왔을 때 그들이 하는 행동의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게 유익하더라. 그에 따라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또 이후의 예후까지 보여줘서 좋다"고 전했다.
특히 김씨는 '공감'이 느껴진다고도 했다. 그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의 어렸을 때를 떠올리기도 한다.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어린 시절 나의 행동의 이유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또 부모님의 상황도 이해하게 되더라. 실제로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10년째 연애 중인 한 커플은 "오은영 박사가 제시한 문제해결 방식이 꼭 아이들한테만 적용되는 게 아니고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어서 배울 점이 있다"고 했다. 또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한 간접경험이기도 하고 만약 앞으로 겪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출연자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에서 나아가 아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해결 과정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육아 바이블'처럼 여겨지고 있고, 아이가 없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위로를 건네는 등 파생효과가 상당했다.
부모와 아이를 바라보는 오은영 박사의 시각에도 감탄하는 일이 많다. 문제의 원인과 주체를 정확하게 짚어내지만,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난폭한 아이의 성향을 보며 편견을 갖는 고정 패널들의 색안경도 자연스럽게 벗겨낸다.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찾은 부모와 아이의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부모가 아닌 아이가 신청을 한 사례도 있고, 오은영 박사의 팬이라고 밝히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고가 상담비 논란은 그렇게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소멸되는 모양새다. 재미만을 쫓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들이 난무하는 요즘, 세대를 뛰어넘은 '착한 프로그램'에 감동한 시청자들은 논란도 잠재웠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그건 육아 프로그램이지 않느냐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니 "나도 처음에는 그랬는데 일단 한 번 보라"고 했다. 그렇게 처음 접한 '금쪽같은 내 새끼'는 어느덧 '최애' 프로그램이 됐다.
부모와 자식 간의 상처, 아픔, 공감, 위로의 과정을 보고 있으면 울다 웃다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자녀가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활약하고 있는 '육아 멘토' 1인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둘러싸고 고액 상담비 논란이 불거졌다. 10분에 9만 원, 한 시간에 약 50~60만 원 정도 나오는 상담비가 과도하게 비싸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
방송 출연으로 바쁜 오은영 박사의 진료를 예약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이고, 예약을 잡았다 하더라도 금액이 너무 비싸 부담스럽다는 게 논란의 요지다.
하지만 논란은 한 네티즌의 상담 후기로 삽시간에 진화됐다. "90분에 81만 원을 지불했다"는 이 네티즌은 "인생에서 가장 값진 81만 원"이라고 했다. 1년 동안 아이의 차도를 바라며 타 기관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그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일하다가도 어린이집의 전화를 받아 눈물을 쏟기 일쑤였다고.
오은영 박사를 만난 후 완치 수준으로 호전된 아이의 상태를 보며 해당 네티즌은 "생업을 포기할뻔했던 기회비용, 무엇보다도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 속에서 살 수 있게 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그날의 81만 원은 여전히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지게 쓴 돈"이라며 감사해했다.
사실 상담비가 비싸다는 것은 논란으로 받아들이기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오은영 박사 만나려면 6개월을 대기해야 한다더라", "전화를 600통 해도 연결이 안 되더라", "상담을 기다리는데 센터 전화가 1초마다 울리더라" 등의 후기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오은영 박사는 업계 1위로 손꼽히며 육아 중인 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만큼 수요는 많지만, 전문가 인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담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오은영 박사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소리다. 고액 상담비로 에르메스를 즐겨 입는다는 것은 더 옳다 그르다 논할 가치가 없다.
오은영 박사가 그간 방송을 통해 보여온 모습 덕분일까. 대중들 또한 논란으로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듯했다. '금쪽같은 내새끼'는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들 외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대를 전전하던 시청률은 어느덧 3.4%까지 껑충 뛰었다. 여러 유형의 가정 내 갈등 상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특성상 이를 봉합하는 오은영 박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부 시청자들에게 물으니 역시나 프로그램의 서사를 완성시켜주는 오은영 박사의 영향을 많이 언급했다.
아동학을 전공한 30대 정모씨는 "아이들의 심리·정서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은데 문제점들이 개선되는 과정을 보는 게 흥미롭더라"면서 "아직 미혼이긴 하지만 추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겼을 때 비슷한 문제점이 생기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교육적인 느낌으로 시청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30대 김모씨 역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나왔을 때 그들이 하는 행동의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게 유익하더라. 그에 따라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또 이후의 예후까지 보여줘서 좋다"고 전했다.
특히 김씨는 '공감'이 느껴진다고도 했다. 그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의 어렸을 때를 떠올리기도 한다.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어린 시절 나의 행동의 이유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또 부모님의 상황도 이해하게 되더라. 실제로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10년째 연애 중인 한 커플은 "오은영 박사가 제시한 문제해결 방식이 꼭 아이들한테만 적용되는 게 아니고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어서 배울 점이 있다"고 했다. 또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한 간접경험이기도 하고 만약 앞으로 겪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출연자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에서 나아가 아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해결 과정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에게는 '육아 바이블'처럼 여겨지고 있고, 아이가 없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위로를 건네는 등 파생효과가 상당했다.
부모와 아이를 바라보는 오은영 박사의 시각에도 감탄하는 일이 많다. 문제의 원인과 주체를 정확하게 짚어내지만,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난폭한 아이의 성향을 보며 편견을 갖는 고정 패널들의 색안경도 자연스럽게 벗겨낸다.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찾은 부모와 아이의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부모가 아닌 아이가 신청을 한 사례도 있고, 오은영 박사의 팬이라고 밝히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고가 상담비 논란은 그렇게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소멸되는 모양새다. 재미만을 쫓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들이 난무하는 요즘, 세대를 뛰어넘은 '착한 프로그램'에 감동한 시청자들은 논란도 잠재웠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