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40%만 백신접종 신청…임신 말기 전 접종 권고"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임신부 3천여명 가운데 70명이 숨졌다며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말레이시아, 코로나 감염 임신부 3천여명 중 70명 사망
13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건부의 누르 히샴 압둘라 보건총괄국장은 전날 "작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3천396명의 임신부가 코로나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70명이 (출산 전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신부 사망자 가운데 17명이 올해 6월에 발생했다"며 "임신부는 노인, 기저질환자와 함께 코로나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는 5월부터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계속 증가해 전날 2만1천668명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누적 확진자는 134만2천여명, 누적 사망자는 1만1천691명이다.

임신부 확진자도 같은 시기 증가해 5월에 850명, 6월에 899명으로 집계됐다.

누르 히샴 국장은 "현재 임신 중인 여성의 40%만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임신 말기에 접어들기 전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달 11일 모든 임신부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을 권고하면서 백신 접종이 유산이나 사산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일반인보다 중증을 앓을 가능성이 더 높고, 중환자실 입원율·인공호흡기 이용률도 비임신 여성에 비해 높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코로나 감염 임신부 3천여명 중 70명 사망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달 9일 가수 시티 사라 라이수딘(37)의 코로나 사망 사건이 큰 충격을 줬다.

10세, 8세, 6세의 세 아이가 있고, 넷째 아이를 임신 중이던 시티는 임신 7개월째인 지난달 말 자신을 포함해 가족 전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빠르게 상태가 악화했다.

시티는 이달 6일 제왕절개 응급수술로 아기를 출산한 뒤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9일 새벽 숨졌다.

시티의 남편은 "아내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

코로나 감염이 폐를 망가트렸고, 모든 장기가 제 기능을 할 수 없었다"며 "산소포화도가 95 이하로 떨어지면 당장 병원에 갔어야 하는데 93, 94인데도 너무 늦게 갔다.

내가 실수했다"고 고 자책했다.

이어 가족이 어떻게 코로나에 감염됐는지도 공개했다.

그는 "가정부가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서 친구와 악수했는데, 그 친구가 코로나 감염자였다"며 "가정부가 먼저 코로나에 걸렸고, 지난 6일 아내보다 먼저 사망했다"고 말했다.

시티의 남편은 페이스북 라이브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는 진짜다.

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믿지 않던 사람인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