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B제약은 2021년 중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인 ‘메키주맙’을 출시할 예정이다.
UCB제약은 2021년 중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인 ‘메키주맙’을 출시할 예정이다.
항체 시장은 고속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ADC, 이중항체 등 혁신적인 모달리티의 개발 및 투자 확대와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 시장 개화 등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성숙기를 향하는 주요 요소로는 공급의 변화와 메가블록버스터 성장 둔화가 있다.

세계 1위 위탁생산(CMO) 업체인 삼성바이오 로직스의 1·2·3공장은 모두 항체치료제 위탁생산을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 4공장 25.6만L 규모 건설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이후 5공장부터는 항체 이외의 다른 분야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위탁생산개발(CDMO) 업체 캐털란트뿐만 아니라 후지필름, 찰스리버, SK, 우시 등 올해 세포 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 확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알츠하이머, 자가면역질환 등
유망한 분야의 항체치료제 고성장 이끌 것
항체 블록버스터 약물들의 최근 추세를 보면 과거 대비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 세계 블록버스터 약물 상위 50위에서 바이오 항체의약품 16개 합산 시장의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 스텔라라 등의 신약이 고성장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2018~2019년을 기점으로 기존 제품의 매출만으로는 시장 성장 둔화가 나타났다. 키트루다만 보더라도 2015~2019년 연평균 성장이 122%에 달했으나, 이미 2019년 110억 달러(약 13조 원)에 메가 블록버스터 신약이 됐다. 2020~2024년 연평균 성장률은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항체 시장이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기보다는 저분자화합물이 여전히 많이 사용되는 것과 같이 항체의약품 또한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성장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데 항체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가 여전히 활발하며, 블록버스터 신약 특허 만료로 중장기적인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ADC, 이중항체 등의 모달리티에 대한 연구개발 및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의 FDA 승인 건수는 2020년 12건이다. 최근 4년 평균 10.5 건을 상회하는 수치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21년 출시 제품 및 예상 제품 중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점쳐지는 품목은 바이오젠·에자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 아겐스의 에프가티지모드, UCB제약의 비메키주맙 등이 있다.

아밀로이드베타를 타깃하는 첫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아두카누맙은 많은 논란 끝에 지난 6월 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제약 전문 리서치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아두카누맙의 2026년 매출액을 48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로 전망했다.

아두카누맙의 FDA 승인으로 인해 아밀로이드베타 타깃 항체의 성공 가능성도 이전보다 높아졌으며 관련 타깃 항체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 올해 초 릴리의 도나네맙이 임상 2상에서 치매 환자의 증상 진행을 32% 늦추는 데 성공한 바 있다고 밝혔다.

파생 시장 또한 확장될 수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뇌 안으로 더 잘 넣기 위한 뇌혈관장벽(BBB) 투과 이중항체 기술 플랫폼 확보 및 연구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향후 아두카누맙의 효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물질과의 병용 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 시장이 열리면서 바이오젠·에자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BAN-2401(Aβ 항체)’이 아두카누맙보다 조금 더 우수하고 명확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승인 가능성이 높아 항체 시장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제약 전문 리서치업체 코텔리스는 BAN- 2401이 2024년 출시해 3년 만인 2026년 23억 달러(약 2조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항체치료제 시장 개화와 유사하게 알츠하이머 항체 치료제 성공이 이어진다면, 항체치료제의 추가 고성장을 이끌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아겐스의 항 FcRN 자가면역질환 항체치료제 에프가티지모드의 허가 신청자 비용부담법(PDUFA)은 올해 12월 17일로 연내 승인이 전망되고 있다. 이밸류에이트파마는 2026년 25억 달러(약 2조9000억 원)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UCB제약의 비메키주맙은 인간화 모노클론 IgG1 항체(IL-17A, IL-17F 이중 억제)로 경증에서 중증 만성 판상형 건선 치료를 위해 FDA와 유럽의약청(EMA)에서 심사 중이며 PDUFA는 올해 10월 15일이다. 2025년 매출은 16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추산하며,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버스터 항체 신약 대거 특허 만료,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확대될 것
블록버스터 항체 신약이 특허 만료가 되면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로 전반적인 시장이 확대된다. 레미케이드, 리툭산, 허셉틴, 엔브렐 등의 항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며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개화됐다.

향후 10년 내에 키트루다, 옵디보, 스텔라라 등 블록버스터 신약 물질들의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어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새롭게 각광받으며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FDA와 EMA와 같은 규제기관에서는 여전히 안전성이 검증되고 오랜 시간 검토해온 항체치료제에 승인 관련 가이드라인이 좀 더 명확하다.

따라서 빅파마와 바이오텍 업체들은 항체 신약 연구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데, 최근에는 개선되고 혁신적인 모달리티에 R&D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ADC 치료제인 ‘엔허투(Enhertu)’가 미국에서 HER2 양성 재발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지난해 승인받았다. 엔허투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약 8조 원에 다이이찌산쿄로부터 기술 도입한 약물이다.

또 길리어드는 ADC 개발사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약 24조 원)에 인수했으며, 확보한 파이프라인인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제 ‘트로델비(Trodelvy)’가 지난해 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요로상피세포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ADC 시장 성장이 예상되면서 론자가 관련 설비 확장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항체 관련 바이오베터 기술 중 항체 반감기를 향상시키는 Fc공학 기술, 표적 기능을 향상시키는 이중항체 기술 등에 활발한 투자 와 R&D가 진행되고 있다.
<저자 소개>

[Cover Story - Market] 갈수록 똑똑해지는 항체의약품, 제2 전성기 맞이할 수 있을까
허혜민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종근당에서 IR을 담당했다. 하이투자증권, KTB투자증권을 거쳐 키움증권 제약바이오 분야 전담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2021년 상반기 한국경제 베스트 애널리스트 제약바이오 부문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8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