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 넘어…새로운 길 새로운 마음으로 걸어가고 싶어"
'월간 집' 정소민 "집은 온전히 나답게 쉴 수 있어야"
"어느 순간 정말 '월간 집' 잡지사에 출근하듯이 세트장으로 가는 절 발견했어요.

늘 같은 곳에 제 자리가 있고, 좋은 동료들이 있어 처음 경험하는 소속감이었죠."
JTBC 수목드라마 '월간 집'에서 10년 차 잡지사 에디터 나영원을 연기한 배우 정소민(본명 김윤지·32)을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장르극이 점령한 최근 드라마 시장 속에서 '착한 드라마'로 호평받았다고 하자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아껴주신 시청자들 덕분에 나 역시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인사했다.

'집'은 대한민국 최고의 화두다.

정소민은 집을 소재로 한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원래 집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생각들과 가치관이 더 확고해졌다고 강조했다.

"집만큼은 내가 온전히 나답게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숨차게 달려온 하루 끝에 온몸의 긴장을 풀고 편히 숨 쉴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닌, 내가 보기 좋고 편한 공간으로 꾸미고 싶고요.

"
그는 그러면서 최근에는 식물을 활용하는 '플랜테리어'에 관심이 늘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월간 집'은 특히 청약, 재개발 아파트, 전·월세 문제, 욜로족 등 현실 밀착형 에피소드들을 소개해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정소민은 "고등학교 동창 친구와 우리 집에서 방송을 같이 본 날이 있었는데 극 중 영원이가 '저 많은 집 중에 왜 내 집이 하나 없어서'라는 대사를 할 때, 친구가 '와…. 나 맨날 저 생각하는데'라면서 엄청나게 공감하더라. 곁에 가까이 있는 친구에게서 들었던 이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월간 집' 정소민 "집은 온전히 나답게 쉴 수 있어야"
정소민은 로맨스 호흡을 맞춘 배우 김지석, 정건주에 대해서도 많이 의지했다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지석 오빠는 이전의 호흡을 한 번 맞췄던 적이 있어서 현장에서 든든하고 의지가 많이 됐고요.

건주 배우는 늘 밝은 성격인데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아저씨 개그'를 많이 해서 함께 있으면 정말 즐거웠어요.

그런 편안함이 신겸(정건주 분)의 매력이기도 했죠."
일각에서는 이별 에피소드 후 연적들이 감정 대립 없이 서로 양보하는 모습에 영원이 주체적으로 사랑을 하지 못하고 힘을 잃었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에 대해 정소민은 "이 에피소드를 촬영할 때 차인 게 억울해서 '아니, 내가 대표님이 좋다는데 왜 날 버려' 하면서 농담 삼아 장난도 쳤다"며 "근데 그건 영원이의 시각이고, 사랑이 처음이고 서툰 자성(김지석)이라는 캐릭터를 고려해봤을 때는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월간 집'은 매회 마무리에서 내레이션과 함께 집으로 인해 다양한 고충을 겪는 각 캐릭터의 모습이 화면에 잡혀 찡했다.

모든 대사가 영원의 상황을 대변했고, 진솔한 마음이 녹아 있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월간 집' 정소민 "집은 온전히 나답게 쉴 수 있어야"
2010년 SBS 드라마 '나쁜 남자'로 데뷔한 정소민은 최근 '이번 생은 처음이라', '영혼수선공', 그리고 '월간 집'까지 '힐링 드라마'에 종종 출연하고 있다.

그는 "워낙 힐링이 필요한 시기이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그런 테마의 작품에 끌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사실 장르로만 봤을 때는 독특한 소재나 판타지, 액션 같은 장르를 늘 기다린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차기작은 천기를 다루는 젊은 술사들의 이야기를 그릴 tvN '환혼'이다.

정소민도 "상당히 신선하고 새로운 작품일 것 같다"고 기대했다.

데뷔 10년을 훌쩍 넘긴 정소민은 마지막으로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직업의 큰 틀은 여전히 같지만, 앞으로는 저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새로운 길을 또 새로운 마음으로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