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로 반도체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11일 SK하이닉스는 6.22% 급락한 10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수송동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신경훈 기자
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로 반도체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11일 SK하이닉스는 6.22% 급락한 10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수송동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신경훈 기자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5조원 증발했다. 올 4분기부터 D램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에 SK하이닉스 주가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코스피지수가 바닥을 쳤던 작년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500만 삼성전자 주주’를 비롯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폭탄 매도’에 크게 동요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면서도 “추세적인 주가 반등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1일 SK하이닉스는 6.22%(7000원) 급락한 10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코로나19로 저점(1457.64)을 찍은 작년 3월 19일(-5.61%)보다 낙폭이 컸다. 이날 2.12% 하락한 삼성전자는 열흘 만에 ‘7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포함한 세 종목 시총은 이날만 15조원 넘게 줄었다. 전날 미국 시장에서는 마이크론 주가가 5% 이상 하락했다.

D램 가격이 올 4분기 최대 5%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PC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이 3분기보다 최대 5%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무실과 학교 등으로의 일상 복귀가 이뤄지면서 노트북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처럼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나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지금의 주가 하락을 전략적 매수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피크아웃 우려도 상당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선행지표인 현물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내년 초까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