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선수들 검사 결과 공개 요구하는 미국에 "실체 없다"

미국과 러시아가 도쿄올림픽 무대에서 선수들의 도핑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리아노보스티·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남자 배영 200m 종목에서 해당 종목의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의 라이언 머피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예브게니 릴로프에게 패하면서 은메달에 그쳤다.

그는 앞서 열린 배영 100m 종목에서도 릴로프에게 뒤졌고, 동메달을 땄다.

릴로프는 머피를 따돌리고 배영 100·2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미-러, 선수 도핑 문제 놓고 신경전 벌여
머피는 배영 200m 경기가 끝나고 도핑 문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경기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취지로 들릴만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머피는 이후 특정 선수나 국가를 거론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의 발언이 잘못 받아들여진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릴로프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해 사과의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니슬라프 포즈드냐코프 ROC 위원장은 자국 선수들이 경기에서 성공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외국 선수들이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문제와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미-러, 선수 도핑 문제 놓고 신경전 벌여
도핑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해온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 반도핑위원회(USADA)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미국 야후 스포츠에 경기에 출전하는 모든 국가의 선수들에 대한 도핑검사 결과는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를 지목했다.

타이거트 위원장은 러시아의 부패한 시스템을 고려했을 때 더욱 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세계는 러시아에서 정말로 바뀐 것이 있는지를 알 자격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의 미하일 부하노프 위원장 대리는 타이거트 위원장이 존재하지도 않는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문제를 걸고넘어지고 있다며 반박했다.
[올림픽] 미-러, 선수 도핑 문제 놓고 신경전 벌여
앞서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2019년 12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러시아가 양성 반응이 나온 도핑 테스트 결과를 숨기는 등 도핑 샘플을 조작했다고 결론 내렸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러시아의 도핑 샘플 조작 혐의를 최종적으로 인정해 2년간 주요 국제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징계를 확정했다.

이 때문에 도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국가명 대신 ROC의 이름으로 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