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1일 전북 전주 전북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송하진 전북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1일 전북 전주 전북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송하진 전북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취약지를 공략하기 위해 전국 순회에 나섰다. 이 지사는 ‘백제 발언’ 여파로 급락한 호남 지지율을 수습하기 위해 전라북도를 찾았다. 이 전 대표는 최대 표밭인 수도권에서 10%대에 불과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자 경기·인천 민심 얻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1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 세력의 본산은 전라도이고, 전라도가 없다면 민주당은 존재하기 어렵다”며 “과거 한반도의 식량을 책임지던 전라도가 앞으로 국가의 미래산업과 먹거리산업을 책임지도록 국가 단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인천 영종도의 한 카페에서 청소년기후행동 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31일 인천 영종도의 한 카페에서 청소년기후행동 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이 지사는 “우리 역사에서 백제 이쪽(호남)이 주체적으로 한반도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다”는 이른바 ‘백제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 지사 캠프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전국 지지율을 기록했던 이 전 대표를 칭찬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발언은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졌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20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광주·전라 지역에서 이 지사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는 32.2%였다. 이 전 대표(30.7%)를 앞섰지만 2주 전 실시한 조사(43.7%)에서 11.5%포인트 급락하며 백제 발언의 여파를 드러냈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40%가량이 호남 지역에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선을 앞둔 이 지사에겐 호남 민심 회복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이 전 대표는 수도권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전날 인천 영종도에서 청소년기후행동 회원들과 간담회를 한 데 이어 이날 또다시 인천에서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리얼미터 조사에서 16.0% 지지율로 이 지사(25.5%)와 양강 구도를 공고히 했지만 인천·경기 지역 지지율은 15.3%로 이 지사(30.0%)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 전 대표가 수도권 공략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경기남·북도 분도론’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기 의정부 방문 당시 “경기북도가 새로 설치되면 강원도와 함께 평화경제를 위한 메가시티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SNS를 통해 “각종 규제와 남부 지역 위주의 행정으로 이 지사는 경기 북부 시민에게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고도 했다.

이 지사 측은 경기도를 분도하면 남·북부 간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냈다. 이 지사 캠프 대변인이자 경기 북부에 속한 고양시병이 지역구인 홍정민 민주당 의원은 “경기 북부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경기도를 분리하면 도 예산이 남부에 집중돼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며 “경기북도가 된다고 해서 수도권정비계획법이나 군사시설보호법 등 규제가 풀리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