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사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 지사는 임기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 여러분과 약속했던 임기를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 국민 삶 지키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사퇴를 예고했던 바 있다.

원 지사는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하게 되어서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이것이 최선일까?' 수 없이 고민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망가지고 있다.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선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정권교체만이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을 되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면서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법률적으로 가능하지만 도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제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 모든 걸 쏟아 부어야 되겠다는 저의 절박함도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지사직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바라는 건 오직 하나 모두의 행복이 소중한 나라 다음 세대가 더 잘 사는 나라다. 진심으로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다. 제주사람의 자존심으로 가는 그 길에 도민과 함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다음은 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임 기자회견문

도민 여러분과 약속했던 임기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국민 삶 지키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합니다.

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도민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정권교체에 나서 도지사직을 사임하게 되었습니다.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하게 되어서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입니다. 어떠한 꾸짖음도 달게 받겠습니다.

제주도지사로 일한 지난 7년은, 제 모든 열정을 쏟아낸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께서 저를 믿고 도와주셨기에 소신있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일한 시기에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핫플레이스로 한 차원 달라졌습니다.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곳 1위, 살고 싶어 하는 곳 1위로 자리잡았습니다. 제주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청정 환경을 지키기 위해 중국자본 중심의 난개발을 억제한 일,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30카본프리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전 세계에 보고된 대한민국의 대표 사례로 남은 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 산업과 인재를 육성하는데 기반을 다진 일. 모두가 제주를 바꿔나가는 혁신과 변화의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만들어낸 영광의 기록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먼저 만들어간 것입니다.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모든 평가는 도민과 역사에 맡기고자 합니다. 다음 도정에서 더 큰 진전이 있길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결심할 때 까지 많이 망설이며 고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수 없이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이 최선일까? 수 없이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선 정권을 교체해야 합니다. 정권교체만이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을 되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던져야 한다는 정치적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일에 지금 나서고자 합니다.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법률적으로 가능은 합니다만 도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제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 모든 걸 쏟아 부어야 되겠다는 저의 절박함도 이를 허용할 수 없습니다.

대선 출마로 도민과 약속한 도지사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해 거듭 죄송할 따름입니다. 도민들께 너그러운 용서를 구합니다.

제2공항을 비롯해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제2공항은 정권교체를 통해 반드시 추진할 것임을 약속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계속 되는데 직을 내려놓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훌륭하신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방역위기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 미래를 위해 했던 일들은 다음 도정에서 도민들과 치열한 소통을 거쳐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이제 저는 또 다른 꿈을 꿉니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습니다. 감춰진 욕망도 없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 모두의 행복이 소중한 나라 다음 세대가 더 잘사는 나라입니다. 진심으로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주사람의 자존심으로 가는 그 길에 도민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아무런 두려움이 없습니다. 자신 있습니다.

오늘 도지사직을 사임한다고 제주를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제주가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대한민국 혁신의 중심임을 증명하고 전파하러 스스로 파견되는 것입니다. 제주에서 대한민국으로 활동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주의 아들이고 제주는 내 고향 어머니입니다. 제주는 나의 기반이자 토대입니다. 제주에서 딛는 힘으로 목표를 이루고 싶습니다. 제주를 바꾼 도민 여러분의 혁신과 변화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을 향한 제주인의 도전에 도민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