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의 길, 현실의 길 = 이만열 지음. 국사편찬위원장과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장을 지낸 원로 역사학자가 2015년 이후 신문·잡지에 기고한 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엮어 펴낸 단행본. 주제는 크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 단상, 정치개혁과 세상 읽기, 역사와 인물·기록, 그리스도인의 주변 읽기로 나뉜다.
저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에 대해 "국익 뒤에 숨어서 조상의 침략 행위를 반성하기는커녕 정당화한다"고 비판한 뒤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려면 우리가 먼저 베트남전과 관련해 베트남 국민을 향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에 대해서는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남을 위해 살았던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갈 길을 헤매는 후배들에게 불빛이 있는 곳을 안내하고, 어려운 형편을 타개할 지혜를 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해방 이후 주어진 주요 과제로 식민 잔재 청산, 분단 구조 해소, 민국(民國) 토대 공고화를 꼽은 저자는 종교인으로서 개신교가 과제 해결을 위한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푸른역사. 468쪽. 2만 원.
▲ 희조일사 = 이경민 엮음. 노대환 외 옮김. 조선 후기 문인 이경민(1814∼1883)이 중인 이하 계층 사람들 가운데 주목할 만한 인물 85인의 전기를 모은 책. 제목인 '희조일사'는 '성대한 우리나라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뜻한다.
책에 실린 인물은 효와 충을 실천했거나 문학·의술에 능했다.
효심을 보인 평민 여성과 기녀의 미담도 수록됐다.
예컨대 가난한 집안의 오씨 며느리 이야기에는 전형적인 효 관념이 투영됐다.
그는 남편이 죽은 뒤 두 딸과 살면서 술과 음식을 정갈히 차려 제사를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집에 불이 붙자 죽은 사람의 위패인 신주를 구하겠다며 다락에 올라갔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역자들은 "희조일사가 19세기의 대대적인 사회 변화 속에서 세상에 나온 새로운 유형의 저작"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조선 사회의 전통적 지배 이념과 윤리적 토대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해문집. 240쪽. 1만4천500원.
▲ 중독 공화국 = 강수돌 지음. 올해 고려대 교수직에서 물러난 강수돌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이 국내에 만연한 다양한 '중독'을 분석했다.
저자는 지난 5월 출간한 책 '강자 동일시'에서도 중독 문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스마트폰·게임·알코올·약물·쇼핑·성형·일·재물·종교 등 다양한 중독 사례를 다뤘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제성장 중독'에 빠졌다고 진단하고 "더 높은 경제성장이라는 무한한 목표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바람에 기후 위기나 지구 온난화, 자원 고갈, 난개발과 투기, 코로나19 사태 등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이슈를 못 본 척하거나 별일 아닌 척하며 하루하루 넘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노년기 불면증 해소에는 근육 강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태국 마히돌대 끼띠뽄 나가비로지 교수팀이 불면증 노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24건의 메타 분석을 진행한 결과, 근육 강화 운동이 수면의 질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의학 저널 '가정 의학과 지역사회 보건(Family Medicine and Community Health)'을 통해 5일 밝혔다.연구팀은 "노인 5명 중 1명이 불면증을 앓는다"면서 "수면의 질 저하는 다양한 건강 문제와 인지 장애와 관련이 있다"면서 "이전 연구에 따르면 운동이 불면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어떤 유형의 운동이 가장 도움이 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불면증 진단을 받은 60세 이상 2045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신체 운동과 일상적 활동, 수면 교육 등 비신체 활동 등의 효과를 비교한 국제적 임상시험 24건의 데이터를 분석했다.임상시험에는 자전거 타기, 수영, 빠르게 걷기, 정원 가꾸기 등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 팔굽혀펴기 등 '근육 강화 운동', 스텝업과 발끝으로 걷기 등 '균형 운동', 체조와 요가 등 '유연성 운동', 여러 운동을 혼합한 '복합 운동'이 포함됐다.운동의 효과는 글로벌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GPSQI)로 측정됐다.운동의 직접 효과와 간접 효과를 결합해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근육 강화 운동의 GPSQI 개선 효과가 5.75점으로 가장 높았다.유산소 운동의 GPSQI 개선 효과는 3.76점이었고, 복합 운동은 2.54점의 GPSQI개선 효과를 보였다.비운동 요법 중에서는 수면 교육이 가장 효과적인
우리는 사랑을 확실하고 아름다운 말로 꾸미곤 한다. 영원한 사랑, 운명 같은 사랑 같은 표현을 사용하면서다. 현실 속 대부분의 관계는 그렇게 낭만적이지 못하다. 후회, 망설임, 미련, 고민, 이런 모호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마음이 모여 사랑의 재료가 된다.뮤지컬 '원스' 속 두 주인공 남녀의 사랑 역시 그렇다. 남자는 사랑하는 여인이 뉴욕으로 떠났다. 그녀는 새로운 인연까지 만났지만, 남자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생각하며 쓴 자작곡들이 상처로 남아 음악가로서 꿈을 가슴 속에 묻어둔다. 주인공 여자는 체코계 이민자로 남편과 헤어져 혼자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여자는 가족이 함께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겉으로는 헤어졌지만 마음속으로는 아직 이별하지 못한 사람들이다.두 남녀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한 펍에서 우연히 만난다. 남자는 여자의 호방하고 솔직한 매력에 빠진다. 그녀 덕분에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이 녹기 시작해 다시 기타를 든다. 여자도 남자의 다정한 모습에 상처받았던 마음이 치유되기 시작한다.운명 같은 만남으로 시작했지만, 이 둘의 관계는 진흙탕을 걷듯이 답답하고 지지부진하다. 둘의 관계가 점점 깊어지고, 여자는 용기를 내어 남자에게 체코어로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안타깝게도 체코어를 알아듣지 못한 남자가 무슨 뜻인지 되묻자 이번에는 대답을 회피한다. 남자 역시 여자에게 함께 뉴욕으로 떠나 음악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여자는 흔쾌히 응하며 가족도 같이 데려가자고 말하자 남자는 대답을 망설인다. 다가가고 물러서고를 반복하는 이 둘의 관계는 사랑이 꽃피려는 찰나에 허무한 결말을 맞는다.날것 그
전민철(사진)은 오는 6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입단할 예정인 2004년생 발레리노다. 마린스키발레단에서 활약하는 수석무용수 김기민에 이어 한국인 발레리노로는 두 번째 입단이다.전민철은 선화예술중을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 영재로 입학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시절 오디션을 봐 입단이 확정됐다. 군무 단계를 건너뛰고 솔리스트로 입성할 만큼 발레 종가로부터 탁월한 기량과 신체 조건을 인정받았다.184㎝ 키에 작은 얼굴, 기다란 팔다리는 물론 유연성과 표현력도 높게 평가받는 무용수. 초등학교 3학년 때 한국무용에 입문했으나 고학년이 되며 발레를 전공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열세 살 때 한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뮤지컬에 도전했으나 키가 웃자랐다는 이유로 낙방했다. 훗날 그는 뮤지컬 오디션에 떨어진 것이 발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당시 도전한 뮤지컬은 ‘빌리 엘리어트’. 탄광촌에서 태어나 우연히 발레를 접하고 발레리노가 된다는 서사는 실제 그와 비슷한 점이 많다.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