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선-소리'치료, 치매 진행 억제"
특정 광선과 소리에 동시 노출시키는 치료가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학습·기억 연구소(Institute for Learning and Memory) 소장 차이리훼이(Li-Huei Tsai) 박사 연구팀은 특정 광선과 소리를 동시에 사용해 뇌파 중 하나인 감마파(gamma wave)를 강화하는 것이 치매 초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7일 보도했다.

이 방법은 하루 한 시간씩 환자를 정밀하게 조절된 광선과 소리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이렇게 하면 치매 환자에게서 점점 약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파인 감마파를 강화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MCI 노인과 치매 환자는 나이가 같은 다른 건강한 노인에 비해 감마파가 유달리 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뇌파에는 감마파, 베타파, 알파파, 세타파, 델타파 등 5가지가 있다.

감마파는 초당 주파수 사이클 25~80㎐(헤르츠) 이상의 진동수를 가지는 뇌파로 극도로 긴장하거나 흥분 상태에서 나오는 진동이 빠른 뇌파이다
뇌파 중 감마파의 약화가 치매의 초기 신호라는 치매 모델 쥐 연구 결과도 있다.

연구팀이 앞서 2019년 진행한 치매 모델 쥐 실험에서 40Hz의 주파수를 가진 광선이나 소리에 노출시키면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뇌 신경세포의 변이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차례의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 MIT 신경과 임상전문의 다이앤 찬 박사는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특정 광선-소리 동시 방출장치를 매일 1시간씩 3개월 동안 스스로 사용하게 했다.

비교를 위해 일단의 다른 경증 치매 환자들에게 일정한 광선과 백색 소음(잡음)만 나오는 가짜 장치를 매일 같은 시간 사용하게 했다.

3개월 후 뇌 촬영 결과 진짜 장치를 사용한 그룹은 뇌파의 강도가 개선되는 한편 치매 관련 뇌 기능 퇴화 속도가 느려졌다.

이 환자들은 또 얼굴-이름 인식 테스트 성적이 올라갔다.

이렇다 할 부작용은 없었다.

▲ 예일 대학 의대의 미할리 하호스 신경생리학 교수 연구팀은 경증 내지 중등도(moderate)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7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주파수 40Hz의 광선-소리 방출장치를 매일 1시간씩, 다른 그룹은 가짜 장치를 사용하게 했다.

6개월 후 진짜 장치를 사용한 그룹은 뇌 기능 퇴화 속도가 대조군보다 65%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 박사는 두 임상시험 모두 참가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해봐야 하겠지만 부작용이 없고 치매 환자의 뇌 용적, 뇌 신경의 연결상태, 일부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기능이 보존됐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낙관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연구실장 레베카 에델마이어 박사는 "새로운 착상'이라면서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