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슨 "오래 경쟁해온 오진혁과 올림픽 무대서 다시 대결하고 싶어"
[올림픽] 오진혁 vs 엘리슨…한미 대표 베테랑 궁사 '빅뱅' 성사될까
특별취재단 =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베테랑 궁사들의 맞대결이 9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서 펼쳐질 수 있을까.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남자 양궁 스타 브래디 엘리슨(33·미국)은 10년 넘게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펼쳐온 선수다.

지도자 시절 수많은 태극궁사를 조련한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도 엘리슨을 두고는 "타고 난 선수"라고 인정한다.

엘리슨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1개를 포함해 총 18개의 메달을 따냈고, 월드컵(파이널 포함)에서는 금메달 28개 등 총 55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월드컵에서는 개인전에서만 총 8개의 금메달을 따냈는데,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타고 난 '힘'에 한국 출신 이기식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전수한 '기술'을 더한 엘리슨은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한국 선수들의 발목을 잡아 '태극궁사 킬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올림픽] 오진혁 vs 엘리슨…한미 대표 베테랑 궁사 '빅뱅' 성사될까
한국 남자 대표팀 주장 오진혁(40·현대제철)은 엘리슨에게 특히 많이 당해 본 한국 선수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총 6차례 대결해 2승 4패를 기록 중이다.

단체전에서는 최근 5연승을 포함해 5승 3패로 오진혁이 우세하지만, 마지막 패배가 너무도 뼈아팠다.

이 경기가 바로 2012 런던올림픽 단체전 준결승전이다.

오진혁은 당시 미국에 지면서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을 지난 26일 도쿄올림픽 남자단체전에서 우승하며 9년 만에 풀었다.

[올림픽] 오진혁 vs 엘리슨…한미 대표 베테랑 궁사 '빅뱅' 성사될까
도쿄올림픽 양궁 첫 일정으로 랭킹라운드가 치러진 날, 기자회견에서 엘리슨은 오진혁을 정조준했다.

단상에 엘리슨이 가운데에 앉았고, 그 왼쪽에 오진혁, 오른쪽에 김제덕(17·경북일고)이 자리했다.

오진혁과 김제덕 중 누구와 대결하고 싶은지를 묻는 말에 엘리슨은 오진혁을 지목했다.

엘리슨은 "함께 오래 양궁을 해온 오진혁과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대결해 보고 싶다.

우리는 언제나 멋진 대결을 펼쳤다"고 말했다.

10년간 사로에서 승부를 펼쳐온 적에 대한 애정과 경쟁심이 한데 응축된 발언이었다.

[올림픽] 오진혁 vs 엘리슨…한미 대표 베테랑 궁사 '빅뱅' 성사될까
엘리슨의 이번 대회 지금까지 성적은 기대 이하다.

이번 대회 혼성 단체전에서는 첫판인 16강전에서, 남자 단체전에서는 두 번째 경기였던 8강전에서 탈락했다.

두 종목 모두에서 엘리슨이 의외로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오진혁은 남자 단체전에서 런던 대회 개인전 금메달에 이은 9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기세를 높였다.

엘리슨은 28일, 오진혁은 29일 개인전 일정을 시작한다.

이들은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으면 준결승에서 맞대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