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약속 철저히 지켜야…스포츠국 조직개편과의 연관성 살필 것"
MBC노조 "올림픽 중계 사태, 반성과 회복의 길 함께 가겠다"
MBC가 2020 도쿄올림픽 중계에서 부적절한 그래픽 사용으로 비판받자 MBC 노조도 "혹독한 책임 추궁을 받는 구성원들과 같은 자리에 서서 반성과 회복의 길을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국가의 국민에게 모욕감을 주고 시청자들에게는 불쾌감을 안긴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이었다"며 "지금 MBC 스포츠는 '올림픽은 MBC'라는 구호가 무색해질 정도로 위태롭기 그지없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 시간을 시청자의 높아진 감수성에 발맞추고,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바람직한 태도를 확고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전날 있었던 박성제 MBC 사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는 "사과문에서 약속한 바들이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회사가 대외적으로는 적극적으로 사과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현 상황을 평가하고 책임질 사람을 찾아 문책하는 재판관의 입장에만 서 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목소리를 냈다.

MBC노조는 또 "스포츠 PD 인원의 축소, 협업 시스템 문제, 제작진과의 소통 부족 등으로 올림픽 중계는 시작 전부터 파행의 연속이었다"며 "성급하게 이뤄진 (스포츠국) 조직 개편 작업이 이번 문제들에 영향을 줬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구조적인 문제가 심화된 면이 있다면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노조 "올림픽 중계 사태, 반성과 회복의 길 함께 가겠다"
앞서 MBC는 지난 23일 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하자 그래픽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삽입하고 아이티를 소개할 때는 대통령 암살을, 엘살바도르 소개 때는 비트코인을 언급하는 등 부적절한 화면을 내보내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비판받았다.

또 25일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한국과 루마니아 간 경기를 중계하면서 자책골을 기록한 상대 팀의 선수에게 감사를 표하는 자막을 노출해 논란이 격화되자 전날 박성제 사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