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7초 남기고 업어치기로 절반 득점
[올림픽] 재일동포 안창림, 유도 73㎏급 동메달…일본에 태극기 띄웠다
재일동포 3세인 유도 대표팀 안창림(27·KH그룹 필룩스)이 일본 유도의 성지인 일본 무도관에 태극기를 띄웠다.

안창림은 2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를 상대로 절반승을 거뒀다.

그는 치열한 승부 끝에 경기 종료 7초를 남기고 업어치기에 극적으로 성공해 절반을 얻어냈다.

안창림은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안창림은 힘든 여정을 걸었다.

1라운드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난적 파비오 바실(이탈리아)과 골든스코어(연장전) 접전을 펼쳤고, 16강에서도 키크마틸로크 투라에프(우즈베키스탄)와 연장전에 들어갔다.

안창림은 16강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플레이에 코피가 나기도 했다.

토하르 부트불(이스라엘)과 8강전도 정규시간에 승부를 보지 못했다.

8강까지 치른 경기 시간은 총 23분 12초. 라이벌 오노 쇼헤이(일본·7분 42초)보다 약 세 배나 많은 시간을 싸웠다.

준결승에서도 연장전을 치렀다.

라샤 샤브다투시빌리(조지아)와 정규시간 4분에 연장전 4분 37초, 총 8분 37초를 뛰었다.

체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안창림이지만 매우 혹독한 상황이었다.

안창림은 준결승 막판 매트에서 일어날 때 휘청거릴 정도로 체력이 바닥났다.

통한의 반칙패로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안창림은 투혼을 발휘해 마지막 힘을 쏟았고, 결국 자신의 올림픽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림의 동메달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그는 쓰쿠바대학교 2학년이었던 2013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일본 유도의 차세대 에이스 재목감으로 꼽혔다.

그러나 안창림은 한국을 택했다.

일본 유도연맹은 안창림에게 귀화 요청을 했지만, 안창림은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고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일본 유도의 성지, 일본무도관에서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해 태극기를 게양했다.

애국가는 틀지 못했지만, 값진 성과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