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최초 산악인 역사 쓰고 하산 중 실종…8일만에 수색 중단
열 손가락 없는 장애인의 몸으로 세계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57) 대장.
"온전한 몸으로 오르는 것과 열 손가락을 모두 잃은 자가 오르는 것은 다르다"며 극한의 상황에서 도전을 이어간 김 대장은 필생의 위업이었던 히말라야를 정복하고 산악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김 대장이 산악인으로서 걸어온 길은 모두 역사가 됐다.

그는 장애인으로는 최초로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하고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정복한 산악인이다.

히말라야 8천m급 봉우리 모두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긴 그는 하산하던 도중 실종되고야 말았다.

원정을 떠나기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바람을 준 것도 잠시. 갑작스러운 비보에 가족, 동료,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불굴의 의지로 온갖 역경을 이겨낸 그이기에 '무사 귀환'이라는 기적을 쓸 것이라고 기원했지만, 결국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그의 도전처럼 그의 삶도 온전히 '이야기'였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산을 동경했고 대학 산악부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산과 인연을 맺었다.

전도유망한 산악인으로 성장한 그는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천194m)를 단독 등반하다가 조난돼 열 손가락을 모두 잃고 손목까지 절단하는 좌절을 겪었다.

좌절과 방황의 시간은 길었지만, 불굴의 의지와 주위의 도움으로 다시 도전에 나섰고 7대륙 최고봉과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나섰다.

그는 2009년 7대륙 최고봉을 13년 만에 완등하고 2019년 히말라야 14좌 중 13좌를 정복했다.

지난 18일 마지막 남은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천47m) 등정 소식을 알렸지만, 하산 중 실종되고 8일 만인 26일 가족의 요청으로 결국 수색이 중단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