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감시 CCTV 설치에도 '툭'…캠핑명소들 쓰레기로 몸살
놀고먹고 쓰레기 처리는 뒷전…피서지 무단투기 천태만상
박영서 기자·최령 진광찬 인턴기자 = "CCTV 녹화 중입니다.

이곳에는 쓰레기를 버릴 수 없으니 되가져가세요.

위반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
주말이 지나고 26일 찾은 강원 홍천군 서면 모곡 밤벌유원지.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 폐쇄회로(CC)TV 주변으로 쉴새 없이 투기 금지 안내 음성 흘러나왔으나 CCTV 아래에는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었다.

불판, 부탄가스, 컵라면, 참기름병 등 취사의 흔적은 분리수거 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불과 몇 발자국 앞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통이 있었음에도 일반 쓰레기들과 뒤섞여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는 폭염 속에 악취를 뿜어내고 있었다.

투기 금지 안내 음성을 듣고 버리려던 쓰레기를 다시 차에 싣고 가는 사람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쓰레기와 함께 양심을 던져 놓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CCTV 설치 이후 쓰레기 투기량이 줄기는 했으나 아직도 갈 길 먼 시민의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놀고먹고 쓰레기 처리는 뒷전…피서지 무단투기 천태만상
이곳과 불과 7㎞가량 떨어진 서울양양고속도로 충의대교 밑 홍천강 일대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였다.

시원하게 뻗은 강줄기 뒤로 주말 내 이곳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고기를 구워 먹고, 술잔을 기울였던 흔적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분리수거와 규격 봉지를 사용합시다'라는 경고가 무색하게 불판부터 폭죽, 튜브, 프라이팬, 냄비, 수영복, 거울, 청소기, 밥솥 등이 뒤엉켜있었다.

내용물이 깨끗이 비워지지 않은 쓰레기 주변은 어김없이 파리떼의 아지트로 변했다.

종량제 봉투가 아닌 검은색 또는 파란색 비닐에 각종 쓰레기와 음식물이 마구 뒤섞여 악취를 풍겼고,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도 전혀 분리수거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나마 캠핑 장소에 쓰레기를 그대로 버려두지 않고, 쓰레기장에 버린다는 점이 위안거리로 생각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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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캠핑족이 크게 늘고, 피서철을 맞아 도내 캠핑 명소에는 '노지 캠핑'을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취사가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한적한 곳을 끊임없이 '발굴'하면서 취사나 야영이 명백히 불가능한 곳까지 찾아 쓰레기를 무단투기한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찾은 소양강댐 주차장에는 캠핑카 다수와 텐트를 치고 숙박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소양강댐 주차장이 비교적 한적하면서도 별을 보기 좋은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이곳까지 야영 장소로 삼은 것이다.

주차장은 쓰레기장이 없는 곳임에도 입구에 한 번 버려진 양심이 비양심을 낳고, 또 다른 비양심을 낳으면서 입구 한쪽을 쓰레기 더미로 만들고 있었다.

춘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쓰레기장이 따로 없어 화장실이나 길가에 몰래 두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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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