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자전거 기술 경연장…준중형 자동차 가격과 비슷
[올림픽] 거의 자동찻값! 사이클 국가대표 자전거 얼마일까
특별취재단 = 자전거 마니아라면 올림픽 사이클 선수들이 타고 나오는 자전거만 봐도 탄성을 내지른다.

0.01초보다도 짧은 순간에 순위가 갈리는 사이클 종목은 자전거 기술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자전거를 '가볍고, 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경기용 자전거 가격은 웬만한 자동차 가격보다 비싸졌다.

트랙 사이클 국가대표 이혜진(29·부산지방공단스포원)은 국내 자전거 브랜드 '위아위스'의 'TXT-프로(PRO)', 도로 사이클 국가대표 나아름(31·삼양사)은 이탈리아 브랜드 '피나렐로'의 '도그마 F12' 제품을 타고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첨단 소재인 그래핀 나노카본 기술이 들어간 TXT프로는 950만원, 역시 카본 특수 소재로 만들어진 도그마 F12는 750만∼800만원이다.

이는 '프레임' 가격이다.

여기에 바퀴, 안장, 타이어, 핸들, 페달 등 부품을 하나씩 장착할 때마다 가격도 올라간다.

이혜진의 경우 앞바퀴는 스포크가 5개(일명 오발이)인 제품. 뒷바퀴는 디스크가 장착된 제품을 사용하는데, 모두 프랑스 마빅 제품으로 각각 460만원, 270만원(홈페이지 기준)에 이른다.

각종 부품을 다 장착하고, 수입 비용과 세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이혜진과 똑같은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2천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준중형 자동차 가격과 비슷하다.

[올림픽] 거의 자동찻값! 사이클 국가대표 자전거 얼마일까
하지만 이혜진의 자전거는 가격으로 책정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위아위스 관계자는 "이혜진이 타는 모델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이혜진의 프레임과 똑같은 성능을 가진 제품은 없다"며 "이혜진의 의견을 지속해서 반영해 만든 맞춤형 프레임이어서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혜진은 2019년 말부터 위아위스 자전거를 탔다.

이 자전거를 타고서 이헤진은 홍콩 트랙월드컵에서 한국 사이클 최초 여자경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주일 뒤 뉴질랜드 트랙월드컵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상승세를 이어나간 이혜진은 2020년 3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에서 여자경륜 은메달을 획득,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이혜진은 "해외 제품을 구매해서 썼을 때는 문제가 생겼을 때 처리하는 기간이 너무 길었다.

국산 제품을 타니 바로바로 보완과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올림픽] 거의 자동찻값! 사이클 국가대표 자전거 얼마일까
나아름의 자전거도 프레임에 각종 부품을 더하면 2천만원에 가까워진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연습용과 경기용이 있는데, 경기용은 2천500만원 가까이 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그마F12는 2019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한 에간 베르날(콜롬비아)이 탄 자전거로도 유명하다.

나아름은 "이 모델을 탄 지는 5년이 넘었다.

제 몸에 맞는 익은 자전거"라며 "같은 모델에서 최신형이 나와서 타고 있는데 엄청 비싸다"라며 웃었다.

트랙 자전거와 도로 자전거는 기능적으로 다르다.

벨로드롬을 달리는 트랙 자전거는 브레이크가 없고 기어 변속이 불가능하다.

도로 자전거는 오르막 등 다양한 지형을 달리기 때문에 여러 기어를 사용할 수 있고 브레이크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