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의 글을 모은 선집 번역본 1∼2권이 출간됐다.
도서출판 길이 펴낸 '문화과학 및 사회과학의 논리와 방법론', '가치자유와 가치판단'이다.
'막스 베버 선집'은 독일에서 1984년 첫선을 보인 뒤 베버 100주기인 지난해 10권으로 완간됐다.
한국어 번역본 기획과 번역은 이론사회학자인 김덕영 독일 카셀대 교수가 맡았다.
출판사 측은 선집 출간 의의에 대해 "국내에 산발적으로 알려진 베버의 중요 논문을 체계적으로 소개해 그의 학문 세계 전모를 밝힐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인물. 루이스 코저는 주요 사회학자의 생애와 학설을 다룬 '사회사상사'에서 "막스 베버는 사회학을 사회적 행위에 대한 종합적 과학으로 파악했다"며 "베버의 주된 관심은 인간 행위자가 특정한 사회적·역사적 맥락에서 상호 작용하는 동안 자신의 행위에 부여하는 주관적 의미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베버는 '문화과학 및 사회과학의 논리와 방법론'에서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 창시자로 거론되는 빌헬름 로셔, 경제학자 카를 크니스, 역사학자 에두아르트 마이어, 사회철학자 루돌프 슈탐러 등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책 첫머리에는 "모든 문화과학의 선험적 전제 조건은 우리가 하나의 특정한 또는 모든 '문화'를 가치 있다고 판단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에 대해 의식적으로 입장을 정립하고 세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지닌 문화인간이라는 사실이다"라는 베버의 글이 실렸다.
김 교수는 해제에서 "베버의 방법론은 거대한 지적 보고이자 채석장이 아닐 수 없다"며 "문화과학적·사회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논의와 연구에서는 베버를 반드시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선집 2권인 '가치자유와 가치판단'은 '사회학 및 경제학에서 가치자유의 의미'와 '가치판단 논쟁'이라는 두 편의 글을 묶었다.
베버는 문화과학·사회과학 인식이 '가치'와 연관됐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러한 인식이 정치·경제·종교·윤리 가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요한 가치 영역인 과학과 정치는 노동 분업을 통해 분화해야 한다고 봤다.
도서출판 길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3권인 '이해사회학'이 나온다"며 "7∼9권인 '종교사회학' 텍스트가 워낙 어려워 번역본 완간까지는 10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