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중립 지키라는 건, 침묵하라는 뜻"…IOC에 공개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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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저항 정신의 상징 스미스·카를로스·베리 등 150명 IOC에 항의
특별취재단 = "중립을 지키라는 건 침묵하라는 의미이자, 불평등을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해머던지기에 출전하는 그웬 베리(32·미국)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했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육상 남자 200m 시상식에서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드는 '블랙파워 설루트(Black Power Salute)' 시위를 한 '저항의 상징'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베리를 지지했다.
AP통신은 23일(한국시간) "전·현직 선수, 인권운동가 등 150여 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도쿄올림픽에서 무릎 꿇기, 주먹 들어 올리기 등 저항의 뜻을 드러낸 선수를 처벌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베리 등 150명은 공개서한에서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인종 차별, 사회 문제 등에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립을 지키라는 건 침묵하라는 의미다.
침묵은 불평등을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IOC는 올림픽 헌장 50조에서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동을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며 "스포츠의 정치 중립을 강조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경기 시작 전, 선수 또는 팀을 소개할 때 '의미를 담은 행위'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한을 보낸 150여 명은 "이 정도의 규정 완화가 사회적 변화를 수용한다고 볼 수 없다"며 "선수들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경기 뒤 인터뷰 등 소수에게만 공개된 장소에서 표현의 자유를 허락받았다.
시상식 등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장소와 상황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항의 서한이 더 특별한 건, '스포츠를 통한 저항'을 실천하는 전·현직 선수가 적극적으로 동참했기 때문이다.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부른 전직 육상 선수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남자 200m에서 1위(스미스)와 3위(카를로스)를 차지한 둘은 시상식에서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렸다.
이는 당시 미국에서 불붙은 흑인 저항운동인 '블랙파워'를 지지한 '블랙파워 설루트'(Black Power Salute)였다.
IOC는 이를 올림픽에서 금지되는 정치적 행위로 간주하고, 다른 경기 일정이 남은 두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불허했다. 베리는 현역 선수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필드 위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6월 27일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대표 선발전 여자 해머던지기 결선에서 3위를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미국 국가가 울리자 자신의 왼쪽에 있는 성조기를 외면한 채 정면을 응시했다.
이어 '행동하는 선수(ACTIVIST ATHLETE)'라고 새긴 검은색 티셔츠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베리는 2019년 페루에서 열린 팬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들었다.
당시 미국올림픽위원회는 2019년 8월 베리에게 '12개월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선수 자격이 정지되면서 베리를 후원하던 기업도 등을 돌렸다.
15살 때 아들 데릭을 얻은 베리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
베리는 "많은 사람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부자'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상당수가 생활비를 걱정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라며 "야구나 농구 등 소수의 스포츠 선수만이 부를 누린다"고 '선수의 빈부 격차'를 화두에 올리기도 했다.
2020년 7월에 개막할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했다.
베리는 2020년 8월 필드로 돌아왔다.
그 사이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행동을 해도 징계하지 않는다"라고 결의했다.
2021년 6월 27일 베리는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전 시상식에서 국기를 외면하고,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를 들었지만, 징계를 받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도 베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침묵하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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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해머던지기에 출전하는 그웬 베리(32·미국)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했다.
1968년 멕시코올림픽 육상 남자 200m 시상식에서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드는 '블랙파워 설루트(Black Power Salute)' 시위를 한 '저항의 상징'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베리를 지지했다.
AP통신은 23일(한국시간) "전·현직 선수, 인권운동가 등 150여 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도쿄올림픽에서 무릎 꿇기, 주먹 들어 올리기 등 저항의 뜻을 드러낸 선수를 처벌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베리 등 150명은 공개서한에서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인종 차별, 사회 문제 등에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립을 지키라는 건 침묵하라는 의미다.
침묵은 불평등을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IOC는 올림픽 헌장 50조에서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동을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며 "스포츠의 정치 중립을 강조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경기 시작 전, 선수 또는 팀을 소개할 때 '의미를 담은 행위'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한을 보낸 150여 명은 "이 정도의 규정 완화가 사회적 변화를 수용한다고 볼 수 없다"며 "선수들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경기 뒤 인터뷰 등 소수에게만 공개된 장소에서 표현의 자유를 허락받았다.
시상식 등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장소와 상황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항의 서한이 더 특별한 건, '스포츠를 통한 저항'을 실천하는 전·현직 선수가 적극적으로 동참했기 때문이다.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부른 전직 육상 선수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남자 200m에서 1위(스미스)와 3위(카를로스)를 차지한 둘은 시상식에서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렸다.
이는 당시 미국에서 불붙은 흑인 저항운동인 '블랙파워'를 지지한 '블랙파워 설루트'(Black Power Salute)였다.
IOC는 이를 올림픽에서 금지되는 정치적 행위로 간주하고, 다른 경기 일정이 남은 두 선수의 올림픽 참가를 불허했다. 베리는 현역 선수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필드 위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6월 27일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대표 선발전 여자 해머던지기 결선에서 3위를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미국 국가가 울리자 자신의 왼쪽에 있는 성조기를 외면한 채 정면을 응시했다.
이어 '행동하는 선수(ACTIVIST ATHLETE)'라고 새긴 검은색 티셔츠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베리는 2019년 페루에서 열린 팬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들었다.
당시 미국올림픽위원회는 2019년 8월 베리에게 '12개월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선수 자격이 정지되면서 베리를 후원하던 기업도 등을 돌렸다.
15살 때 아들 데릭을 얻은 베리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
베리는 "많은 사람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부자'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상당수가 생활비를 걱정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라며 "야구나 농구 등 소수의 스포츠 선수만이 부를 누린다"고 '선수의 빈부 격차'를 화두에 올리기도 했다.
2020년 7월에 개막할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했다.
베리는 2020년 8월 필드로 돌아왔다.
그 사이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행동을 해도 징계하지 않는다"라고 결의했다.
2021년 6월 27일 베리는 도쿄올림픽 대표 선발전 시상식에서 국기를 외면하고,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를 들었지만, 징계를 받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도 베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침묵하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