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내주세요" 2018년 유엔 연설로 반향…특별사절 임명으로 무게감↑
'청년세대 아이콘' 성장한 BTS, 대통령 특사로 유엔 무대에
전세계 청년 세대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해 온 방탄소년단(BTS)이 이번에는 대통령 특별사절로 유엔 총회 무대에 서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BTS를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BTS는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등 주요 국제회의에 참석해 세계 청년들을 향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매년 9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는 이른바 '외교의 슈퍼볼', '다자외교의 꽃'으로 불리는 국제 외교 무대다.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일반토의 외에도 국제사회의 각종 이슈가 논의되는 부대 행사가 활발히 벌어진다.

BTS는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서 이미 유엔 총회 부대행사에서 두 차례 연설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청년 어젠다 행사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에 참석해 연설했다.

'청년세대 아이콘' 성장한 BTS, 대통령 특사로 유엔 무대에
이 연설은 한국 가수가 처음으로 유엔 총회 행사장에서 연설했다는 상징성뿐만 아니라 청년 세대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고 독려하는 내용으로도 주목받았다.

당시 대표 연사로 나선 리더 RM은 "어제 실수했더라도 어제의 나도 나이고, 오늘의 부족하고 실수하는 나도 나"라며 출신, 피부색, 성 정체성이 어떻든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으라고 청했다.

이는 BTS가 2017∼2018년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연작 앨범의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해 반향이 더욱 컸다.

지난해 유엔총회 때는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부딪힌 청년들에게 특별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멤버들은 함께 음악을 만들며 코로나19로 인한 절망을 이겨낸 경험을 이야기하며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삶은 계속될 것"이라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올해 유엔 무대에서 BTS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활동을 펼칠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특별사절로 참여하는 만큼 이들이 발신할 메시지에도 한층 무게감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BTS는 환경, 빈곤과 불평등 개선, 다양성 존중 등 글로벌 과제 해결을 위한 국제 협력을 촉진할 다양한 활동도 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외국에서는 유엔난민기구 특사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 등 대중적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이 국제 이슈와 관련해 활발히 활동해왔다.

그러나 국내에서 대중예술인이 정부의 공식적 특사로 국제무대에 나서는 사례는 드물었다.

'청년세대 아이콘' 성장한 BTS, 대통령 특사로 유엔 무대에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적 메시지를 확장하며 세계적 영향력을 지니게 된 BTS가 특별사절로서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BTS는 청춘의 불안,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찾기, 세계적 스타가 되면서 마주한 내면적 갈등 등 그때그때의 고민을 음악에 녹이고 팬들과 교감하면서 자연스럽게 동 세대 청년을 대변하는 가수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BE' 앨범을 통해 팬데믹 속에서 느낀 감정을 솔직히 표현했고,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신곡 '퍼미션 투 댄스'는 팬데믹 극복에 대한 희망과 수어(手語) 안무 등을 뮤직비디오에 담기도 했다.

팝 주류 시장에서 이례적 성공을 거둔 아시아인 가수로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도 내왔다.

RM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뉴노멀'을 맞아서 동시대에 어떤 가치를 좇아야 하는지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