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미술관 관람객 급증·서울 특별전 '매진 사례'
코로나 사태에도 동난 입장권…'이건희 컬렉션' 열풍
국보급 문화재, 한국 대표 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가득한 '이건희 컬렉션'을 직접 보기 위한 열기가 뜨겁다.

기증품을 공개한 지역 미술관 관람객이 급증했고, 21일 개막하는 서울 전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표가 동나 '예약 전쟁'이 벌어질 판이다.

◇ 관람객 5배 급증…한달치 예약 마감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은 지난 4월 미술품과 문화재 등 2만3천여 점을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했고, '이건희 컬렉션' 열풍은 이를 먼저 전시한 지방에서 일기 시작했다.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지난달 29일 개막 이후 2주 만에 관람객 1만명을 돌파했다.

대구미술관은 주간 평균 관람객이 특별전 개막 후 약 5배 증가했으며, 인터넷 예약자 중 18%는 대구·경북 이외 지역 관람객이라고 전했다.

중장년 관람객도 크게 늘었다.

양구 박수근미술관과 광주시립미술관에도 '이건희 컬렉션'을 보려는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지방 미술관 전시가 해당 지역 출신 작가 등의 작품으로 구성됐다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은 '이건희 컬렉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에 큰 관심이 쏠리면서 관람권 구하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모두 개막 전날인 20일 현재 예약을 받은 다음 달 19일, 다음 달 3일까지 모두 마감됐다.

매일 자정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은 30일 후, 국립현대미술관은 14일 후 관람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는다.

매일 자정 하루치 예약이 추가로 풀린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은 방역 지침에 따라 4단계에서는 30분 간격으로 20명씩만 입장을 허용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 시간 간격으로 30명씩만 관람객을 받는다.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가면 시간당 허용 관람객 수는 늘어난다.

코로나 사태에도 동난 입장권…'이건희 컬렉션' 열풍
◇ 미공개 작품은 언제 볼 수 있나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각각 2만1천693점, 1천488점이다.

이 중 이번 특별전은 총 135점을 선보인다.

방대한 컬렉션을 고려하면 보여줄 게 많이 남았다.

이번 전시 종료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9월 26일, 국립현대미술관이 내년 3월 13일이다.

상대적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기간이 짧다.

이는 옛 그림은 보존과 관리를 위해 오랜 기간 전시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 대규모 전시는 내년 4월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한 공간에서 기증 1주년 기념 특별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삼성미술관 리움과 지방 박물관·미술관 소장품도 함께 선보이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제주 이중섭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은 오는 9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개막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11월 덕수궁관에서 개최 예정인 박수근 회고전에도 작품 일부가 출품된다.

애초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근대미술품을 중심으로 한 이번 특별전에 이어 오는 12월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 '이건희 컬렉션' 해외 거장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1주년 전시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기증부터 전시까지 화제를 모으는 '이건희 컬렉션' 바람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작품이 공개되면서 미술품에 대한 이 회장의 열정과 이건희 컬렉션의 가치, 삼성가의 통 큰 사회 환원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의 압도적인 면모가 드러나면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 회장의 기증품을 한 곳에서 전시하는 별도의 기증관을 서울 용산이나 송현동 부지에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미술계 등의 반발이 계속 나오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도 동난 입장권…'이건희 컬렉션' 열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