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요청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사건에서 윗선 개입 의혹을 밝혀낼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20일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과 관련해 이 비서관 자택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임의 제출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수사3부는 이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과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외압 의혹을 동시에 수사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씨와의 면담보고서 내용 등을 왜곡하고 언론에 유출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을 수사한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대한 수사 외압 과정에도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3월 이 검사의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사건을 검찰에서 넘겨받은 뒤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4월 정식 입건했다. 이후 5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세 차례 이 검사를 소환 조사했다. 지난 13일에는 이 검사와 함께 김 전 차관 사건을 조사했던 대검찰청 검찰총장 부속실 소속 A수사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비서관 자택 압수수색은 공수처가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과 관련해 윗선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이날 “대통령 비서실 등은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압수수색 영장 집행보다는 임의 제출 방식으로 수사에 협조해왔다”며 “공수처의 영장 집행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비서관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관련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자 지난 1일 사의를 밝혔다. 청와대는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안효주/임도원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