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사실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與인사 발언에 SNS글
최재형 입양아들 "고아라고 부끄럽지 않다…아빠가 더 말해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이 '아이 입양을 더는 언급하지 말라'고 하자 최 전 원장의 입양 아들이 "나는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의 큰 아들 영진(26) 씨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입양되기 전에는 고아라는 점이 부끄럽고 속상했다"며 "아빠가 이런 점을 더 언급하고 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 씨는 "저처럼 고아였던 아이들이 아픔을 공감하지, 다른 사람이 위하는 척하면 가식이나 가면으로 느껴진다"며 이같이 적었다.

최 씨는 "저희 아빠는 직접 저와 부딪히고 (어려움을) 이겨내셨기 때문에 제 마음을 이해하고 저 같은 아이들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빠와 같은 사람들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경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전날 한 종편 TV에 나와 최 전 원장을 향해 입양 사실을 언급하지 말라면서 "아이에게 입양됐다고 하는 게 정서에는 좋다고 하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은 "입양 사실이 감춰야만 하는 부끄러운 일인가"라며 "(여권이) '미담 제조기'라고 치켜세울 때는 언제고 진영 하나 달라졌다고 이렇게 표변하나"라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대변인단과의 간담회에서 "입양 관련해 어떤 분이 이상한 말씀을 하셨는데 양준우 대변인이 말이 안 되는 얘기에 '말이 안 된다'고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부인 이소연 여사와 사이에서 두 딸을 낳은 뒤 2000년과 2006년에 각각 작은 아들과 큰아들 영진 씨를 각각 입양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5월 열살 때 입양된 영진 씨에 대해 "입양 후 몇 년간은 힘들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이해와 인내가 필요했다"며 "영진이 (네덜란드로 유학) 떠나면 맛있는 라면이랑 떡볶이, 부침개는 누가 만들어 주나 걱정"이라며 애틋한 부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전 원장 부부는 입양 부모로서 겪었던 희로애락을 2004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입양홍보회 홈페이지에 약 150편의 일기로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최 전 원장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입양은 진열대에 있는 아이들을 물건 고르듯 고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입양은 아이에게 사랑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