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과 다른 과목 가르치는 교사, 섬에 집중…신규교사 '쏠림'도
중등·경력교사 부족한 인천 섬 학교…교육 질 저하 우려
인천 섬 지역 학교들이 중등·경력 교사 부족으로 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1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는 전공과 다른 교과목을 가르치는 '상치(相馳) 교사'가 15명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섬 지역인 서해5도와 강화군 학교 6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섬을 제외한 인천 내 다른 지역에는 상치 교사가 없는 상태다.

각 학교에는 학생 수에 맞게 교사 정원이 배정되는데 학생이 적은 섬 학교의 경우 필수 교과목 교사만 할당하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현재 인천 섬의 학급당 교사 정원은 2∼3명 수준으로 도심 지역의 1.5∼1.8명대보다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치 교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미술 교사가 도덕 과목을 가르치거나 음악 교사가 미술을 가르치는 등 다른 교과목을 수업해야 해 교육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력 교사들이 섬을 근무지로 선호하지 않으면서 신규 교사 '쏠림'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교사 정원이 32명인 서해5도 초교 4곳에는 올해 3월 1일자로 신규 교사 6명(18.7%)이 발령됐다.

교사 5명 중 1명은 초임인 셈이다.

섬 지역에 근무하는 교사는 희망자에 한해 정기 전보를 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지만, 올해 이 같은 유예를 선택한 교사는 2명에 불과했다.

섬 학교에 자원하더라도 승진 인센티브가 크지 않은 데다 도심보다 노후한 환경에서 최소 2년을 근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교육공무원 승진 규정은 여러 선택가산점 제도를 두고 있다.

섬에서 근무한 경력(최대 2점)이 없더라도 학교교육 유공 경력(최대 2점), 농어촌 경력(최대 1.5점), 특수지역 교육활동 경력(최대 1점) 등 다른 가산점으로 충분히 점수를 메울 수 있는 구조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직 문화가 많이 바뀌면서 관리자로 승진하겠다는 교사 비율이 과거보다 줄었다"며 "섬 근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가산점도 많아 굳이 섬으로 가겠다는 교사가 적다"고 설명했다.

교육 당국은 섬 지역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온라인 교육을 확대하고 교원 승진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섬 지역에 교사를 안정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지역구분 모집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선발된 교사들은 연륙교가 없는 백령도·연평도·대청도·덕적도·주문도 등 5개 섬 지역에서 8년간 순회 근무를 하게 된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구조적으로는 섬에 교사 정원이 더 배정되는 것이 해결책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온라인 교육을 확대하거나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습 결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