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저임금이 세계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수준 및 인상 속도가 모두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초반 2년간 30% 가까이 올린 결과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임금 전반이 오를 수밖에 없어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16일 한국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세계 주요국의 최저임금 수준을 중위임금과 비교한 결과 한국은 2019년 기준 62.6%로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위임금이란 근로자 전체를 임금 순서대로 세웠을 때 가운데 근로자의 임금을 가리킨다. 각국 최저임금이 제각각인 만큼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볼 때 쓰는 잣대다.

일본은 43.6%, 캐나다는 51.2%였다. 한때 복지국가 모델을 채택했던 유럽 국가들도 독일 48.2%, 영국 55.1%, 프랑스 61.4% 등으로 한국보다 낮았다. 미국은 주마다 달라 일률적으로 진단할 수 없지만 한국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연구원은 밝혔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한국이 9.0%로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았다. 최저임금 수준이 세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는 1.1%에 그쳤다. 일본은 2.8% 수준에 머물렀다. 영국과 스페인이 그나마 높지만 각각 5.6%와 8.0%로 한국보다 낮았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최저임금이 최근 생산성 증가 속도 이상으로 뛰어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