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광역시 택지 소유를 1인당 400평(약 1320㎡)까지 규제하는 내용의 대선 공약을 내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서울과 전남 영광에 1000평 이상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 측은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은 땅”이라며 “취득 경위 등에 전혀 불법적인 요소가 없다”고 밝혔다.

16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신고 공개 목록’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서울 평창동과 전남 영광 등에 답·대지·임야를 합해 3614㎡(약 1095평)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신고한 토지 총액은 6억9583만원이다.

이 전 대표는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취지로 개발이익환수법,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등과 함께 택지 소유를 규제하는 내용의 택지소유상한법을 부활시키겠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른바 ‘토지 독점 규제 3법’이다.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택지소유상한법은 서울 및 광역시에서 1인당 택지를 400평 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5년 이상 실거주하면 605평(2000㎡)까지 허용 범위를 늘려준다.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한 시 단위 지역은 600평(1980㎡), 그 외 지역은 800평(2640㎡)으로 각각 상한을 뒀다.

하지만 택지소유상한법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1999년 위헌 판결이 나 폐지됐다. 반(反)시장적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이 전 대표 본인이 대규모 토지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논란이 일었다. 현재 보유한 토지 규모와 종류를 고려하면 이 전 대표는 택지소유상한법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낙연 캠프 측은 “평창동 대지 약 136평은 1990년 빌라를 처분한 뒤 노후에 주택을 지을 생각으로 구입한 땅”이라며 “제반 여건이 마땅치 않고 입지도 좋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상태”라고 해명했다. 또 “전남 영광의 답, 대지, 임야 등은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았다”며 “취득 경위 등에 전혀 불법적인 요소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