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기본소득제 전도사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논리는 참 어이없는 논리라고 생각한다"며 작심 비판했다.

이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재원 대책도 없이 국민들을 현혹하는 이재명 지사의 베네수엘라 급행열차는 이제 멈춰야 한다"며 "그 대안으로 서민복지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여의도를 달궜던 대만계 미국인 앤드류 양이 쓴 '보통 사람들의 전쟁'이라는 책이 있다. 그 책을 보고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제의 전도사가 됐다"며 "일부 보수 언론에서도 마치 그것이 AI 시대의 대안 정책인 것처럼 대대적으로 다루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이를 요약하면 'AI 시대가 오면 실업자가 거리에 넘쳐나고 그들을 구휼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제가 불가피하다' 대략 그런 논지"라며 "참 어이없는 논리라고 생각한 것이 이는 마치 18세기 영국 산업 혁명기에 방적 기계가 도입되면서 일자리가 파괴된다고 러다이트 운동을 벌인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은 예측"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AI 시대가 오면 적은 노동력으로 생산력 증대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인간은 더욱 풍요로워지며, 새로운 직종이 탄생함으로써 소멸되는 일자리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다"며 "굳이 그런 엉터리 예측을 근거로 세계 어디에도 실시하고 있지 않은 기본소득제를 한국에 도입하자고 하는 무책임한 주장이 난무하는 것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또 "차라리 사회주의 배급제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며 "스위스는 국민투표로 부결됐고 알래스카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은 기본소득제가 아닌 알래스카 석유 자원 이익의 분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뉴스1
앞서 이재명 지사는 "대한민국이 기본소득 선도국가로 우뚝 서는 날을 앞당기겠다"며 "도입 찬반을 넘어 구체적 실현 방안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할 때"라고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밝혔다.

이 지사는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기본소득 찬성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2019년 2월과 2020년 8월 미국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기본소득 찬성 비율이 43%에서 55%로 12%p나 올랐다고 한다. 만 18~49세 미 유권자는 무려 69%가 기본소득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에서 미국인들이 기본소득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우리는 이미 정부가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과 경기도에서 지급한 재난기본소득을 통해 기본소득의 유용성을 체감한 바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 하지 않는다고 우리가 못 할 이유는 없다. 우리나라 사회복지 지출은 OECD 37개국 평균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앞으로 평균수준으로 높여가야 하고, 그중 일부를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조금씩, 순차적, 단계적으로 시행해간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적은 액수라도 시행해보고,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이뤄진다면 이후 확대해 나가면 된다"고 제안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