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도 '비만 역설'?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전이된 진행성 전립선암에는 비만이 유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산라파엘레(San Raffaele) 대학 의대 비뇨기과 전문의 니콜라 포사티 교수 연구팀은 진행성 전립선암은 비만한 환자가 체중이 정상이거나 과체중인 환자보다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5일 전했다.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 총 1천577명을 대상으로 3년여에 걸쳐 진행된 3건의 임상시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들은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가 평균 28, 평균연령이 69세였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방에서는 18.5~24.9가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BMI가 비만에 해당하는 환자는 임상시험 기간 생존율이 30%, BMI가 과체중 또는 정상인 환자는 20%로 나타났다.

높은 BMI는 전체적인 생존율 또는 암과 관련된 생존율에서 모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환자는 전체적인 생존율이 4%, 암과 관련된 생존율이 29%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만 환자에게는 항암 치료에서 다른 환자들보다 높은 용량의 항암제가 투여되는 데 이를 참작했어도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대부분 암의 경우 비만은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몇몇 암은 비만 환자가 다른 환자에 비해 생존율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비만 역설'(obesity paradox)의 또 다른 사례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비만 환자의 생존율이 높은 것은 이들이 다른 건강상의 문제로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항암제와 상호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이에 대해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 의대 비뇨기과 전문의 페터 알베르스 교수는 BMI가 높으면 항암 치료의 독성과 부작용을 견디는 힘이 클 수 있고 전립선암의 경우 지방 조직에 있는 호르몬이 보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아직 가설에 불과하며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비뇨기학협회(European Association of Urology) 화상 학술회의(EAU21)에서 발표됐다.

전립선암도 '비만 역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