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중이지만 급등했던 진단키트·백신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예전만 못한 모습이다. 4차 유행이 정점을 찍기도 전에 주가 상승세가 꺾였다. 확산 배경인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고, 이에 대응할 백신 개발도 한창인 영향으로 보인다. 이러한 와중에 전파력과 치명률이 델타 변이보다 강한 것으로 전해지는 남미발 람다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진단키트 기업의 주가가 다시 반등할지 주목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은 직전 거래일(12일) 대비 4200원(4.77%) 하락한 8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씨젠은 지난 8일 9만500원(이하 종가 기준)으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3거래일 동안 6.89%가 빠졌다.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공포에 씨젠은 지난달 21일부터 급등세를 보였지만, 상승세는 길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8만5200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6일엔 7만8900원으로 8거래일 동안 7.39% 하락했다.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넘어서기 시작한 지난 7일(1212명)부터 이틀 동안 14.70% 상승한 뒤 다시 내리막이다. 특히 9일에는 이틀 연속으로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는데도, 당일부터 씨젠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다른 진단키트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도 비슷하다. 휴마시스는 이번주 들어 이틀 동안 조정을 받았고, 엑세스바이오도 지난 8일부터 3거래일 동안 횡보하다가 전일에는 직전 거래일 대비 9% 넘게 빠졌다.

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약화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고 백신의 효과도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 중이나, 낮은 치명률을 고려하면 지나친 시장 공포감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가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단에 대한 지속적인(normal한) 수요와 백신 보급 가속화에 대한 시장 수요를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화이자가 다음달 변이 대응용 부스터샷의 임상 3상을 개시할 예정이고, 모더나 역시 변이 대응과 보관이 용이한 차세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 대해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람다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이 진단키트 테마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람다 변이는 작년 12월 페루에서 처음 확인됐다. 지난 4월 이후 두 달동안 페루에서 발생힌 신규 확진자의 80% 가량이 람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였다. 페루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고 치명률도 9%에 이르러, 이 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람다 변이에 대한 공포가 형성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이 전세계에 전부 보급되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 속에서 변이와의 싸움은 계속 될 것"이라며 "백신 및 진단 업체들의 주가는 번갈아가면서 기회들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