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고온에 3시간 기다려 겨우 검사…4단계 첫날부터 `다닥다닥`




"기다리다가 감염되는 건 아니겠죠?"

12일 서울 강남구 강남구청역 인근 강남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앞은 아침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구불구불 `ㄹ`자 형태로 줄을 만든 것도 모자라 보건소 외벽을 따라서 줄이 형성됐다.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는 등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된다. 시행 첫 날인 이날 주말 검사수요까지 몰리면서 수도권 선별진료소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10시쯤, 대기부터 검사까지 걸린 시간은 약 3시간이다.

섭씨 30도가 넘는 고온에 대기줄엔 그늘도 없어 검사를 대기인원들은 부채질을 하거나 우산을 따로 챙겨와 자체적으로 햇빛을 가렸다. 기다리는 게 지쳤는지 시간이 지체된다고 항의하는 사람이나 새치기를 하는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
30도 고온에 3시간 기다려 겨우 검사…4단계 첫날부터 `다닥다닥`
진료소 밖까지 대기줄이 형성되다보니 대기인원간 간격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 강남역 인근 직장에서 근무하는 박00씨는 "직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검사받으러 왔는데 기다리다가 감염되겠다"고 한탄했다. 이 날 교통관리 인원 외에 줄을 따로 통제하거나 간격을 조절하는 인원은 없었다.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보건소의 상황도 마찬가지. 오전 9시에 도착하면 앞선 대기인원만 약 600명에 달해 검사 예상시간은 2시간이 넘었다. 이 때문에 검사를 받으러 왔다가 중간에 이탈하거나 애초부터 포기하는 사례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선별진료소마다 운영 방식의 차이도 있어 무작정 기다린 후 진료소 안까지 진입해야 대기표를 발급해주는 곳이 있는 반면, 처음부터 대기표를 나눠주고 2시간 후 오라고 안내하는 곳도 있었다.

지난주 사흘 연속 1,300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주말인 일요일에도 최다 규모인 1,06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산세가 거세짐에 따라 2주전(6/30~7/3) 약 18만 건을 상회하던 검사 건수는 지난주 화요일부터 매일 20만 건(7/6~7/9)을 넘었고, 주말인 토요일에도 검사 건수 22만1,803건에 달했다.
30도 고온에 3시간 기다려 겨우 검사…4단계 첫날부터 `다닥다닥`
코로나 검사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선별진료소의 운영시간은 밤 9시까지로 연장된다. 각 지자체는 임시 선별 진료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도 운영한다. 그러나 단기간 확진자가 폭증함에 따라 당분간 간단한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강력한 방역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날 수도권 방역틀별점검회의를 열고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짧고 굵게 끝내고 조기에 상황을 반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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