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디디추싱 사태 속 IT기업들 해외상장에 中 규제 강화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중 당국과 면담 후 해외상장 연기"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정부 당국자들과의 면담 후 해외 상장을 연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38)은 지난 3월 말 회사를 미국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결정은 중국 사이버안보 규제기관과의 면담 후 내려진 것이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사이버안보 당국은 바이트댄스 앱들의 데이터보안 규정 준수에 대해 우려하면서 이 회사가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저장하며 관리하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한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본토용 동영상 앱인 더우인과 뉴스 추천 서비스인 진르터우탸오 등을 통해 중국에서만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중국 정부의 우려를 접한 장이밍 창업자는 정치적 환경을 이유로 들어 '지금은 기업공개(IPO)를 하기 적절한 때가 아니다'고 판단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바이트댄스의 IPO 연기 보도는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이 최근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했다가 중국 당국의 사이버안보 조사를 당하고 앱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혹독한 후폭풍을 맞은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와의 무역전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해외 IPO를 규제하기 시작한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 사태 후 아예 '상장 허가제'를 도입해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회원 100만 명 이상의 인터넷 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하려면 국가안보 위해 요인이 없는지 사전 심사를 받도록 의무화해 사실상 자제령을 내린 것이다.

중국 당국은 방대한 데이터를 구축한 자국 기술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되면 민감한 데이터가 미국 등으로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바이트댄스는 적자 기업인 디디추싱과 달리 재정적으로 안정된 회사라는 점에서 IPO를 서두르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트댄스가 지난달 회사 내부에 공지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343억달러(약 39조4천억원), 매출총이익은 190억달러(약 21조8천억원)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미국으로부터 데이터 수집 의심을 받아 틱톡 강제 매각 압박을 받기도 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중 당국과 면담 후 해외상장 연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