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한 직장인들 곧장 집으로…자영업자들 "저녁장사 안 하겠다"
운동시설서는 이용권 정지 안내…스크린골프는 2인 플레이만


"퇴근하면 6시가 넘으니 밖에 나가려야 나갈 수가 없죠."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날인 12일 저녁 경기 수원과 용인 지역 식당가는 지나다니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
"당분간은 '집콕' 해야죠"…거리두기 4단계 첫날 식당가 썰렁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3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에 따라 사실상 야간 외출이 제한되자 퇴근한 직장인들이 곧바로 집으로 향한 탓이다.

수원시 팔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28)씨는 "퇴근 후 지인과 만나고 싶어도 1명밖에 만날 수 없으니 곧장 집에 왔다"며 "사적 모임을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돼 다음 달로 예정해 놓은 여름휴가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수원시 권선구에 홀로 거주하는 정모(35)씨는 "월요일은 다른 날보다 일이 고단해 지인들과 맥주 한잔하는 것이 낙이었는데, 퇴근하면 오후 6시가 넘으니 별수 없이 귀가해야 했다"며 "집 앞 식당에서 포장해 온 음식 1인분으로 저녁을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처음 발표된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이달부터는 자정까지 영업이 가능하고 사적 모임도 최대 8인까지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이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주점 거리의 삼겹살집 사장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평일 저녁 시간대에는 적어도 테이블 3∼4개 정도는 들어찼지만, 오늘은 문을 연 지 2시간이 넘게 지났는데도 손님을 1팀밖에 받지 못했다"며 "23년간 여기서 가게를 운영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울상지었다.

이어 "다른 메뉴와 달리 배달도 할 수 없는 터라 다음 주에도 상황이 비슷하면 가게 문을 닫아 인건비라도 아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용인시 흥덕지구의 한 음식점주도 "손님은 둘 뿐인데 우리는 주방 직원까지 3명이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다"며 "영업을 할수록 손해라서 내일부턴 저녁 장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당분간은 '집콕' 해야죠"…거리두기 4단계 첫날 식당가 썰렁
이처럼 평소 퇴근 시간 북적이던 식당가와 카페거리는 한산한 반면, 치킨과 족발 등 배달을 주력으로 하는 음식점의 경우 비교적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단말기에선 배달 주문 콜이 연신 울렸고, 배달 기사들의 오토바이가 매장 입구를 계속 오갔다.

음악 속도 및 러닝머신 속도 제한 등을 해야 하는 실내체육시설에서는 회원들의 이용권 중지 문의가 잇따르자 즉각 대처에 나선 모습이다.

수원 광교신도시의 한 그룹운동 시설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후 회사 방침이나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이용 정지를 원하는 회원들의 정지 신청을 받겠다"고 공지했다.

수원시 영통구의 한 스크린 골프장에서는 이날부터 저녁 시간 예약 손님을 2명씩만 받기 시작했다.

이곳 업주는 "3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로 인해 오늘 저녁부터는 2인 골프만 가능하다"며 "스크린 골프장에 가장 많은 손님이 몰리는 것이 퇴근 후인 오후 6시∼8시이고, 손님들 입장에서도 그 시간대에 3∼4명씩 모여 골프를 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영업에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