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2일 오후 3시36분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원조 격인 인터파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와 경쟁 격화로 입지가 위축된 반면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몸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지금이 매각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독] 인터파크, M&A시장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 최대주주인 이기형 대표 등은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임해 인수 후보 물색에 나섰다. 이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회사 지분 28.14%를 보유하고 있다.

인터파크 시가총액은 4587억원(12일 종가 기준)으로 매각 대상 지분(28.14%)의 단순 시가는 1300억원(자회사 가치 포함) 정도다. 조만간 여행·공연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에 올 들어 주가는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오른 상태다. 업계에선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기업과 11번가, 롯데 등 e커머스사업을 꾸리는 대기업·사모펀드(PEF) 등을 인수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인터파크는 1997년 데이콤 사내벤처로 출범해 국내 최초의 종합 e커머스업체로 성장했다. 2004년 이후 옥션 등 e커머스 경쟁사들이 부상한 데다 유통사들이 잇달아 자체 쇼핑몰을 출범시키면서 입지가 위축됐다. 2008년엔 알짜 자회사인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면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현재 점유율은 2.4% 정도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연과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작년엔 적자 전환(111억원 영업손실)했다.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선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특화된 점이 매수 후보들을 끌어당길 경쟁력으로 꼽힌다. 기존 플랫폼사업자가 인수하면 이 분야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설 기회를 잡게 된다. 매각 측의 가격 눈높이가 높은 데다, 알짜 자회사인 기업 소모품 전문 쇼핑몰 아이마켓코리아를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준호/구민기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