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이현욱 "국민 쓰레기?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그런줄 몰라"

"'이현욱'으로 불려 감사…코미디와 휴먼 드라마도 해보고 싶어"

서희수(이보영 분), 정서현(김서형), 강자경(옥자연). 이 세 여성을 연대하게 한 힘의 근원은 한지용(이현욱)이었다.

희수의 남편이자 효원가(家) 둘째 아들 지용은 천성이 여유롭고 부드러운, 젠틀맨을 가장했지만 결국 끔찍한 실체를 보여줘 모든 사람이 등을 돌리게 했고 비참하게 최후를 맞았다.

지용을 연기한 배우 이현욱(36)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극의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 배역이었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예전엔 어떤 역할로 불러주셨다면 이번에는 '이현욱'이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악역을 통해 '국민 쓰레기'라는 애칭(?)을 얻게 된 데 대해서는 "역할 때문인지 확실히 좋은 눈빛이 아니었던 기억이 많다"고 웃으며 "작품을 보시는 분들은 지용을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정작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연기하진 않았다"고 했다.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잘못을 하는 건지 인지를 못 하잖아요.

내가 하는 행동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정서만 갖고 달려들었죠. 또 상위 1%의 재벌을 표현하기 위해 용서받지 못할 비밀을 가졌지만 그걸 당연시하려는 태도로 연기했어요.

또 으리으리한 집과 재벌들의 풍습 등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불편한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려 했죠."
그는 이어 "한지용이라는 인물로 인해 파생되는 사건들이 많았기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본다"며 "원인도 결과도 지용으로 끝났기에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미경 작가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은 '마인'은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유려한 연출로 마지막 회에서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성료했다.

극의 중심에 있었던 이현욱은 작품의 인기 비결에 대해 "고달픈 경쟁 사회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 삶에 대해 돌아보기 힘든데 주인공들이 자신의 것(마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용기나 위안을 얻으셨을 것 같다"며 "물론 자극적인 요소도 있기는 했다"고 분석했다.

이현욱은 함께 호흡한 여배우들에 대해서는 "이보영 선배님과 연기할 때 순간의 집중력이나 표현력 등을 많이 배웠고, 김서형 선배님은 정신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다.

자연이는 순도 높은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고 극찬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2010년 영화 '가시심장'으로 데뷔한 이현욱은 무대 연기에 주력하다 2019년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유기혁 역을 맡아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모범형사',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등에도 출연했으며 '마인'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차가운 이미지나 악역을 연기할 때 특히 매력이 더 발산되는 이현욱은 "평소에도 친구들과는 장난을 많이 치지만 기본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낯도 많이 가려서 싱크로율이 제일 잘 맞는 캐릭터는 '모범형사'의 박건호"라며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이 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현욱이 최근 화제가 된 건 '마인'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의 자유분방하고 유머러스한 모습 덕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스스로 재치 있는 성격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눈치는 빠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마인'의 의미에 대해 "제목처럼 나를 지킬 수 있는 용기를 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배우로서 현재 주어진 것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코미디나 일상적인 휴먼 드라마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차기작은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의 신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