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학생처장 발언에 "그렇게 말씀할 수도 있겠다"
청소노동자 유족 달랜 이재명…'제 여동생도 청소하다' 왈칵(종합)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1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현장을 찾았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사망한 청소노동자 이모 씨의 남편, 여정성 서울대 교육부총장, 노조 관계자들과 30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홍정민 캠프 대변인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안타깝고 아픈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과 상황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학교 측과 노조 사이에서 조사 주체에 어디까지 참여하느냐를 두고 견해가 엇갈리는데 학교 측이 (노조도)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게 기회를 주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보다 많은 분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서울대에 건의했다.

이 지사는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인간의 존엄, 노동자에 대한 인격적 대우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 지사가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는 모습이 취재진에 두어 차례 포착됐다.

이에 대해 홍 대변인은 "부군이 매일 아내와 같이 출근하다가 지금은 혼자 출근할 수밖에 없어서 출근 때마다 운다는 말을 듣고 이 지사가 많이 우셨다"며 "청소노동자였던 여동생이 7년 전 화장실에서 돌아가셨는데 그때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의 여동생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중 청소 노동자로 일하다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서울대 학생처장이 지난 9일 SNS에서 이 지사를 겨냥해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그 분 입장에선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8일 청소노동자 갑질 논란과 관련, "우리 모두 크고 작은 부당함과 모멸을 감내하며 산다"며 "40년 전 공장 다닐 때도 몇 대 맞았으면 맞았지 이렇게 모멸감을 주지는 않았다.

저성장이 계속되고 기회가 희소해진 사회의 서러운 풍경"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