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온 권영세와 "한번 보자"…김기현엔 "연락드리겠다"

야권 기대주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조기 등판할지 관심이 쏠린다.

부친상 빈소를 찾은 국민의힘 인사들과 밀도 있게 접촉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리를 좁히고 대권행보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정치 참여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진 부친이 "소신껏 하라"는 유언을 남긴 것도 최 전 원장의 결단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발인을 마친 최 전 원장은 일단 이번 주 초 가족을 돌보는 데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 인사는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치 일정이 아무리 급해도 부친을 떠나보낸 마음을 추슬러야 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으니까"라고 전했다.

부친상에 국민의힘과 거리좁힌 최재형…등판 빨라지나
일각에서는 삼우제를 마치는 오는 12일 이후가 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소통 채널로는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 등이 거론된다.

권 의원은 통화에서 "최 전 원장과 빈소에서 만나 '한번 보자'고 대화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권 의원은 이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나는 등 장외주자 영입의 공식 창구로 활동 중이지만, 최 전 원장의 오랜 지인이기도 하다.

권 의원은 최 전 원장의 서울대 법대 2년 후배로, 학부 시절 형사법학회에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를 명분으로 곧장 국민의힘 지도부와 연락할 여지도 있다.

그는 빈소를 찾은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조문하러 와주셔서 고맙다.

연락드릴 테니 한번 뵙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서울대 법대 출신인 김 원내대표는 최 전 원장과 학내 기독교 동아리 모임을 같이 했다고 한다.

부친상에 국민의힘과 거리좁힌 최재형…등판 빨라지나
국민의힘은 최 전 원장의 조기 입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르면 이달 내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당내 경선에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 전 원장도 신속히 입당해 국민의힘 내 인프라를 지렛대로 삼으라는 주변 조언에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원장 지지자들은 입당 여부를 단정하지 않고 독자적인 민심 탐방에 나서는 동안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윤 전 총장의 선례를 '패착'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지율이 정치권 안착의 관건으로 꼽힌다.

부친상에 앞서 정치 참여의 기지개를 켠 만큼, 지지율이 본격 상승할 경우 정계 진출에 탄력이 붙고 지지 세력도 몸집을 불리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