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 자국기업 해외상장 감독권"

중국, 사이버 감독당국에 외국 IPO 중단 권한 부여
중국 사이버안보 당국이 자국 기업의 외국 증시 상장을 중단하는 권한까지 갖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미국 등 외국에서 기업을 공개하려는 자국 기업들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2014년 설립한 인터넷 감독기관이다.

중국 정부가 이 기관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것은 최근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에 앞서 기업공개 연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실제 기업공개와 관련한 감독권이 없어 상장을 중단시키지 못했다.

현재 중국에는 기업들이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하기 전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명문 규정은 없다.

디디추싱도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제기한 기업공개 연기 필요성을 '명령'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장을 강행했다.

이후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산하 기구를 통해 디디추싱을 비롯한 일부 기업에 대해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인터넷 안보심사에 착수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은 지난 6일 국무원과 함께 자국 회사의 외국 상장에 대한 특별 규정을 만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 새로운 권한이 주어진 것도 이 같은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빅터 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의 사이버안보 당국이 증권 감독기관의 역할까지 맡게 됐다"면서 "앞으로 중국 기업들이 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