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 예비경선 과정에서 전례없는 횟수의 토론과 검증 프로그램을 진행한 데 대해 각 후보 캠프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후보들이 행사 참여 외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는 불만이다.

민주당은 8일 네 번째 예비경선 후보자 TV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1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민주당은 총 네 차례 TV토론과 세 차례 국민면접을 진행했다. 19대 대선 예비경선 당시에는 후보가 5명뿐이었으며 별도의 토론도 없었다.

촉박한 일정 탓에 주요 후보들은 토론회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반복해 내놓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정책 언팩’ 행사는 후보의 주요 공약을 소개한다는 취지와 달리 대부분의 후보가 기존 출마 선언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출마 선언에서 내놓았던 ‘억강부약’(강자를 억제하고 약자를 부양한다) ‘대동세상’(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부각시켰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자신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이을 ‘민주당의 적자’라는 구호를 강조했다.

예비경선의 성격을 고려하면 여러 번의 토론과 국민면접에서 내놓을 수 있는 내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이재명 캠프 소속 중진 의원은 “현실적으로 본 경선과 대통령선거를 고려하면 예비경선에서 주요 공약이나 세부 메시지를 전부 노출할 수 없다”며 “결국 시간 부족과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같은 내용의 토론과 면접이 반복된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