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후유증 최소화' 기조…딜레마 속 대내외 투트랙 대응
내부 협공 '방어모드' 이재명, 尹에는 "日극우 비슷" 사이다(종합)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선레이스 초반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1위 주자로서 추격자들의 협공이 날로 거세지는 상황에서다.

이 지사의 특유의 거침없는 돌직구 발언이 사라졌고, 이를 두고 다른 편에선 '김빠진 사이다'라는 딱지까지 붙이며 몰아세우고 있다.

경쟁자들과의 대립각을 피해 경선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한편 상황관리 차원에서 '부자 몸조심' 모드를 이어가야 하는 측면과 그의 대중적 인기를 떠받쳤던 '사이다 이미지'를 퇴색시키지 않는 것 사이에서 고민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 지사는 일단 당 안팎으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원팀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당내 경쟁자들의 공격에 대해서는 방어적 자세로 '로키'를 유지하되, 자신과 함께 여야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적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사이다 돌직구를 날리며 선명성을 부각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해 '과거에는 크게 문제로 삼지 않았다'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7일 페이스북에 "일본 극우세력의 주장, 이를 대변하는 일본 정부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직격했다.

캠프측도 윤 전 총장을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박찬대 캠프 수석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원자력, 탄소중심, 기후대응'이라고 쓰인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을 SNS에 올리며 "원…자력으로는 단어 하나도 구사를 못 한다"며 마스크에 '탄소중립' 대신 '탄소중심'으로 잘못 쓰여진 것을 문제 삼았다.

박성준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범죄예방 행사에 범죄권장 마스크를 쓴 것과 마찬가지"라며 "윤 전 총장은 6월11일 '지평을 연다'를 '지평선을 연다'고 적었는데, 실수가 반복되는 걸 보니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지사의 '점령군' 발언 논란을 지적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향해 "미 점령군을 논란거리로 만든 건 국민의힘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다.

내부 상황부터 바로 파악하라"고 공격했다.

이 지사는 당 내부적으로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문 진영과 극심한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며 상처를 남긴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주변에 반복해 밝혔다고 한다.

핵심 관계자는 "2017년 경선 때는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선두주자로서 입장이 다르다.

공격을 받는 것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과정에서 안정감과 포용력, 신뢰감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다만 캠프 내에서도 후발주자들의 공격에 말리는 상황을 가급적 피하면서도 '본선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정도의 반격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임한 박용진 의원은 전날밤 3차 TV토론에서 이 지사를 향해 "이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는데 '부자 몸조심'을 하시는지 '김빠진 사이다'가 아니냐는 우려가 된다"며 "몸 사리다 주저앉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지사는 전날 밤 TV토론에 앞서 SNS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동네북 신세"라고 표현한 뒤 "기쁘게 감당하겠다"면서도 "대신 너무 아프게만 두드리지 말고, 때로 좀 따뜻하게 보듬어도 달라"고 했다.

/연합뉴스